최고의 감독
서울독립영화제2015 (제41회)
특별초청 단편
문소리 | 2015 | Fiction | Color | DCP | 29min
SYNOPSIS
배우 소리는 과거 함께 작업했던 이 감독의 부음을 듣고 장례식장을 찾는다. 한산한 장례식장에는 이 감독의 아내와 어린 아들, 그리고 고인의 영화에 소리와 함께 출연했던 배우 정락뿐이다. 정락은 오랜만이라며 소리를 붙잡고, 뒤이어 조문을 온 신인배우 서영도 자리에 합류한다. 고인이야말로 진정한 예술가였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서영의 말에, 세 사람은 한바탕 예술 논쟁을 벌이는데…
DIRECTING INTENTION
지금껏 영화일을 해오며 많은 동료들을 만났다. 그들에 대한 애정은 영화에 대한 애정만큼이나 중요하다 나에게... 그 애정 속에 삶도 예술도 다 담겨 있음을 예전엔 미처 몰랐었다.
FESTIVAL & AWARDS
2015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와이드 앵글 부문 단편 쇼케이스 상영
2015 제13회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 특별상영
DIRECTOR

문소리
2014 <여배우>
2014 <여배우는 오늘도>
STAFF
연출 문소리
제작 구정아
각본 문소리
촬영 김지현
편집 한미연(테오필름앤포스트)
조명 강동건
음악 모그
미술 이신혜
출연 문소리 윤상화 전여빈 이승연 서효승
PROGRAM NOTE
“누나 메이크업도 안 하셨잖아요.” 과거 함께 작업했던 감독의 장례식장을 찾은 배우 소리에게 매니저는 선글라스를 권한다. 혹시 기자들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마지못해 선글라스를 썼지만, 기자들이 없을 거라는 소리의 예상대로 장례식장은 텅 비었다. 감독의 아내와 어린 아들에게 인사한 소리가 봉투만 넣고 돌아서려는데, “어이, 문스타!” 고인의 영화에 함께 출연했던 배우 정락이 그녀를 붙잡는다. 두 사람의 대화는 “감독니임!” 통곡 소리에 잠시 멈춘다. 조문을 온 신인배우 서영이다. 서영까지 합류하자 소주를 마시며 세 사람은 예술에 대해 논쟁한다. 감독님이야말로 진정한 예술가였다는 서영과 그런 서영의 말에 장단을 맞춰주는 정락 앞에서 소리는 격해진다. “야, 네가 예술을 알아? 예술을 만들어야 예술가지. 무슨 술 먹고 예술 얘기하면 다 예술가냐? 그건 그냥 한량 백수 주정뱅이…….” 이들의 대화에 고인의 아내가 등장하며 한바탕 소동이 벌어진다. 영화는 감독이나 예술에 대한 풍자 속에서도 영화 만드는 사람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고 있다. 첫 영화를 찍고 평단과 관객의 외면을 받은 이후 14년 동안 새 작품을 내놓지 못했던, 그럼에도 늘 카메라를 들었던 ‘감독’ 아빠가 남긴 영상을 보는 남겨진 아들. 그리고 그 옆에서 함께 보는 소리의 모습이 짠하면서도 따스하다. 영화 막바지, 연기를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냐는 서영의 물음에 소리는 대꾸한다. “뭘 어떻게 잘해요. 그냥… 될 때까지 하는 거지. 계속.” 그것은 감독인 문소리가 스스로에게 하는 말인지도 모르겠다. <여배우>,<여배우는 오늘도>에 이은 문소리의 세 번째 연출작. 메이크업도 하지 않고 선글라스도 쓰지 않은 맨얼굴의 ‘감독 문소리’가 연출에 대한 각오를 보여주는 영화 같다.
김화영/서울독립영화제2015 프로그램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