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에 날무대가리가 터진게지

서울독립영화제2006 (제32회)

본선경쟁(중편)

오창민 | 2006 | Fiction | DV | Color | 43min 15sec | SUBTITLE:ENGLISH

SYNOPSIS

자신이 처한 현실을 열심히 살아가는 집착이 강한 형사 우진이 있다. 그는 자신의 일에 신념을 가지고 맡은 일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매듭을 짓고 싶어 한다. 그러나 그런 그의 모습은 타인에게는 때론 아집으로 보이기도 한다. 모든 사람들은 자신이 보고 듣고 판단한 것을 토대로 타인에게 강요를 한다. 영화의 주인공인 우진과 그의 주변 사람들도 자기의 주장을 펼치며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받는다. 그러나 과연 어떤 판단이 진실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인가? 모든 논리적 판단은 추론이라는 가정을 통해서 이루어지고, 가정이란 가능성이라는 실재하지 않는 사실을 토대로 만들어진 환상일지도 모른다. 일, 사랑, 가족 등 우진이 알고 있던 모든 현실은 타인의 판단에 의해 정신병자의 환상으로 취급당한다. 주변 사람들에 의해 자신이 믿고 있던 모든 현실이 부정되면서 우진은 현실과 환상을 구분하지 못하는 상태에 이른다

DIRECTING INTENTION

환상을 보는 주인공, 현실을 살고 있는 주인공. 무엇이 현실이고 무엇이 환상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 세상은 현실적으로 이렇게 살아야 한다고 많은 것을 강요한다. 하지만 우리가 누군가에게 강요하는 모든 것은 각자 개인적인 판단일 뿐이다. 아무리 이성적인 판단이라고 해도 거기에는 논리적 비약이 있고, 비약이란 불확실성을 담보한다. 이 영화는 이러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고통을 주고받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환상과 현실의 모호한 경계를 통해서 우리가 판단하는 것과 주장하는 지식들이 명확한 현실도, 진실도 아닐 수 있음을 보여 주고자 한다. 어떤 형식으로든 해답이 나오는 영화가 아니길 바란다. 단지 모호함 속에 관객들 스스로 사고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영화였으면 한다. 그리고 관객이 내린 결론은 각자의 결론일 뿐이다.

FESTIVAL & AWARDS

제7회서울넷페스티벌
2006 부산 아시아 단편 영화제
제5회 제주 영화제

DIRECTOR
오창민

오창민

2004 <커플T를 판매합니다>

STAFF

촬영 장태원
조명 장태원
프로듀서 김건
각본 오창민
감독 오창민
편집 오창민
조연출 최정열
미술 김정희, 최현식
음악 원일란
동시녹음 이재하
사운드 표용수
분장 최선
연출부 최신영
기록 한유선
촬영&조명부 김선혁, 김태수, 양효주, 정아지
미술부 김사랑, 최현식
분장 보조 김지혜
차량 김보경
번역 이인호
색보정 변봉선
출연 신용진, 엄지영, 김태현, 정재진, 밝남희, 홍석연, 김용걸, 박민호, 김건, 정영헌, 장건재, 함윤식, 최현식, 민규식, 오창민, 김태수, 최현식, 김사랑, 김선혁, 최신영, 이재하, 양효주, 김지혜, 박용태, 김보경, 최정열

PROGRAM NOTE

강력반 파트너인 우진과 대현. 그들은 최근 발생한 아현동 살인사건을 수사 중 임에도 불구하고 우진은 예전의 포르노비디오사건에서 손을 떼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어디선가 본 듯한 아현동의 살인사건 현장, 자신에게 뭔가를 숨기는 듯 한 경찰서 동료들, 잡았던 용의자가 사라지고, 증거물품이 사라진다. 점점 혼란스러워지는 우진. 하드보일드 형사물의 겉옷 속에 미스테리 스릴러가 담긴 <추위에 날무대가리가 터진게지>는 사건을 추리하고, 수사하는 형사들의 이야기 이면에 현실과 환상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상황 속을 추리해나가는 재미를 선사하는 작품이다.

우진의 주변에 있는 동료 대현, 애인 수진, 살인사건, 포르노업자, 비디오, 부모님 등이 영화 속에 배치되어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삭제해나가는 훌륭한 장치로 작동한다. 영화의 마지막까지 무엇이 현실인지 무엇이 환상인지 명쾌하게 전달해주지 않는 이 작품은 관객에게도 주인공 우진만큼의 정보만을 제공하며 우진과 함께 계속 추리해 나갈 것을 요구하며, 관람의 재미와 함께 사고의 재미를 유도하는 영화다.

유리병 속의 장수하늘소는 하늘을 날수 있을까? 라는 질문으로 시작하는 이 영화. 장수하늘소만 유리병 속에 갇혀 하늘에서 고립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현실에 뿌리내리지 못한 자신의 환상에 근거를 두고 시작되는 우진 역시도 현실과 환상의 경계선에 고립되어 있었던 것이다. 힘든 현실을 인정하고 나니 같이 웃게 되더라는 우진 아버지의 대사와 결국 환상자체를 인정하게 된 우진의 결말은 사뭇 다른 느낌을 남긴다.

박광수 / 서울독립영화제2006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