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사이?
서울독립영화제2009 (제35회)
단편애니메이션초청
김조광수 | 2009|Fiction|Color|HD|28min 48sec
SYNOPSIS
오붓한 외박의 하룻밤을 기대하고 군에 간 남자친구 민수를 면회 간 석이. 하지만 얘기도 없이 면회를 온 민수의 엄마와 맞닥뜨린다. 둘의 관계를 묻는 엄마에게 ‘친구 사이’라고 이야기 할 수 밖에 없는 민수와 석이. 졸지에 엄마를 사이에 두고 하룻밤을 보내게 되는데...
DIRECTING INTENTION
순도 99.9% 게이 영화를 만들고 싶다. 게이를 다룬 다른 한국영화를 보면 게이에 대해 왜곡된 표현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 영화를 통해 게이를 잘 표현하고 싶다. 커플은 물론이고 그들을 둘러싼 관계, 그들이 주변 사람들에게 '의도하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이' 주는 상처들 등을 잘 보여주고 싶다.
FESTIVAL & AWARDS
2009 제14회 부산국제영화제
DIRECTOR

김조광수
2008 < 소년, 소년을 만나다 >
2009 < 환상기담 묘 > (공동연출)
STAFF
연출 김조광수
제작 한상범
각본 김조광수
촬영 김명준
편집 남나영
조명 고용진
미술 김현미
음향 공태원
음악 김동욱
출연 이제훈, 서지후
PROGRAM NOTE
석이는 군대에 간 남자친구 민수를 면회하러간다. 그는 버스에서 같은 부대로 면회를 가는 여자를 만난다. 둘은 같으면서도 다르다. 석이의 면회가 평범하지 않다는 걸 여자도, 석이도 인정하고 있다. 이것이 석이가 넘어야할 첫 번째 난관이다. 그리고 두 번째 난관이 석이를 기다리고 있다. 면회 간 날, 하필이면 그날 민수의 어머니를 만나게 될 줄이야.영화 <친구사이?>와 장애물 달리기는 닮았다. 일단 장애물이 많다. 그리고 두 경우 모두 장애물을 넘을 때 고도의 집중력과 순발력을 필요로 한다. 김조광수 감독은 두 번째 단편영화를 통해서 변화를 꾀하고 있다. 전작인 <소년 소년을 만나다>는 두 남자의 만남에 초점을 맞추어 느린 화면에 담아 정적인 표현을 강조하였다. 반면 이번 작품에서는 전작의 스타일을 부분유지하면서도, 사랑이 농익은 게이커플의 이야기를 보여주기 위해 과감한 정면 돌파를 시도한다. 때문에 이야기 밀도가 높고 전개도 한층 빨라졌다. 내러티브 전개상 석이와 민수의 사랑 이야기가 나무의 기둥이라면, 석이와 버스에서 만난 여자의 이야기는 나무의 가지에 속한다. 석이와 여자는 처한 상황은 다르지만 고민거리는 비슷하다. 여자는 말한다. “난 오늘 내가 남자가 아닌 게, 너무 싫어요.” 이에 석이도 말한다. “난 남자인 게 너무 싫어요.” 특히나 석이의 대사는, 동성애를 바라보는 주변의 따가운 눈초리에 대한 불만과 같다. 동성애자들의 차별을 염두에 둔 듯, 영화의 주요 공간들은 폐쇄적이다. 감독은 공간의 변화를 통해서 극을 전개하는 노련한 연출을 보여준다. 버스-군대 면회실-여관으로 이어지는 답답한 공간들은 후반부에서 개방된 공간으로 이어진다. 석이와 민수가 손을 맞잡고 달리는 서울 도심의 탁 트인 공간은 전반부의 폐쇄성 때문에 상대적으로 더 큰 해방감을 준다. 어쩌면 이 영화에서 석이의 마지막 대사는 ‘남자라서 행복해요’가 아닐까 싶다. 이처럼 영화는 사랑이 용기 있는 자들의 몫이자 권리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 영화는 ‘유해성 있음’을 이유로 청소년관람불가 판정을 받았다. 영화를 보고나서, 진정 영화가 유해한지 영상물등급위원회의 판정기준이 유해한지 따져볼 일이다.
이도훈/서울독립영화제2009 관객심사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