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 투게더
서울독립영화제2016 (제42회)
본선경쟁 장편
신동일 | 2016 | Fiction | Color | DCP | 121min 58sec
SYNOPSIS
40대의 엔지니어 범구는 최근 냄새를 못 맡는 증세를 겪다가 해고된다. 카드회사 영업직인 아내 미영은 오늘도 고군분투 중이다. 재수생 딸 한나는 대입 추가 합격을 기다리며 극도로 초조한 상태다. 집에 처박혀 있던 범구는 층간 소음 문제로 뜻밖의 인물을 만나 기이한 하루를 보낸다. 미영은 불법영업까지 마다 않지만, 그럴수록 상황은 악화되어간다.
DIRECTING INTENTION
우리는 매일매일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고 있다.
OECD국가 중 자살률 1위, 행복지수 최저, 학업스트레스 최고...
그 경쟁은 당연한 듯 어느 덧 우리의 일상이 되어버렸고 이제는 헬조선이라 불리울 정도로 세상은 삭막해졌다. 이토록 통탄스러운 현실을 살아가는 한 평범한 가족의 이야기를 “아~아~ 웃고 있어도 눈물이 난다.” 라는 어느 유행가처럼 ‘웃프게’ 그려 내고자 한다. 지금-여기를 사는 이들에게 작지만 단단한 위안이 되기를 바란다. 우리는 우리 속에서 꿈틀거리는 괴물에 어떻게 맞설 것인가?
FESTIVAL & AWARDS
2016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
DIRECTOR

신동일
2001 <신성가족>
2005 <방문자>
2006 <나의 친구, 그의 아내>
2009 <반두비>
2010 <진실을 위하여>
STAFF
연출 신동일
제작 비아신 픽처스
각본 한지수, 신동일
촬영 김보람
편집 문인대
조명 박찬윤
음악 권성모
미술 하지현
출연 임형국, 이혜은, 채빈, 김재록, 한경현
PROGRAM NOTE
중산층 가정의 위기와 갈등은 어떻게 봉합될 수 있을까? 중견기업을 다니던 사십대 중반의 가장은 느닷없이 해고통보를 받는다. 악착같은 성격으로 보험설계사 일을 하고 있는 아내는 실적 경쟁 과정에서 불미스러운 일에 휩쓸린다. 재수까지 했으나 대입 합격자 명단에서 추가합격 대기 18번을 받은 딸은 등록 마감일이 다 되도록 합격 통지를 받지 못하자 안절부절 한다. 얼핏 한국의 전형적인 중산층 가정의 조건을 갖춘 이들이지만, 이들은 서로의 속내를 감춘 채 같은 공간에서 살아가고 있을 뿐이다. 하루아침에 해고자가 된 중년 남자는 무너진 가부장의 자존심에 상처받지 않기 위해 더욱 까칠하고 공격적이며, 아내는 실적 우수자에게 주는 포상을 받기 위해 동료를 질시하고 공격한다. 대입 합격이 절실한 딸은 자기보다 앞선 번호를 받은 누군가가 제발 사고라도 당하길 바라고 있다. 대한민국에서 중산층으로 살아남는다는 것은 흡사 서바이벌 게임과 같은 것이다. 누군가를 정말로 미워해서가 아니라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 혹은 버텨내기 위해 타인을 공격하고 위기로 몰아간다. 소외된 주변인들의 삶과 이슈들을 영화로 담아온 신동일 감독의 신작 <컴, 투게더>는 평범한 한국 중산층 가정의 내밀한 속내를 파고든다. 위악적인 사람들이어서가 아니라, 위악적인 사회체제 내에서 그런 삶을 강요 받는 사람들. 그러다 결국 떠밀린 사람들의 상처와 불안을 담아낸다. 폭발한 갈등은 다시금 봉합되고 치유될 수 있을 것인가? 감독이 제시하는 가족의 화해는 낭만적 서사의 종결이 아니라, 여전히 냉혹한 현실과 삶에 대해 감독이 제시하는 작은 위안일 것이다. 여전히 삶은 불안하다.
정지연 / 서울독립영화제2016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