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크리트의 불안
서울독립영화제2017 (제43회)
특별단편
장윤미 | 2017 | Documentary | Color | DCP | 35min 37sec
SYNOPSIS
1969년에 세워진 스카이아파트는 오랫동안 재난위험시설로 지정돼 있었다. 언제 허물어질지 모를 이 콘크리트 건물을 보고 있는데, 불현듯 어릴 적 이가 흔들거릴 때의 느낌이 떠올랐다.
DIRECTING INTENTION
주민들은 거의 떠나고 붕괴의 위험은 더해가는 한 콘크리트 건물을 보면서 곧 빠질 듯 흔들리는 젖니를 악물던 때의 감각이 떠올랐다. 아름답고 추한 것의 경계가 없고, 내부와 외부의 불안이 뒤섞이던 시절이었다. 그 시절 나도 스카이아파트처럼 소규모 단지의 아파트에 살고 있었다.
FESTIVAL & AWARDS
2017 제18회 전주국제영화제
2017 제18회 대구단편영화제
2017 제09회 서울국제건축영화제
2017 제09회 DMZ국제다큐영화제
DIRECTOR

장윤미
2012 <군대에 가고 싶지 않은 마음>
2014 <어머니가방에들어가신다>
2015 <늙은 연꽃>
STAFF
연출 장윤미
글 장윤미
내레이션 장윤미
촬영 장윤미, 윤직원
편집 장윤미
PROGRAM NOTE
쓸쓸하고, 적막하며, 낡고, 오래된, 그렇게 우두커니 세기를 지나온 콘크리트를 관통하는 ‘불안’과 또 다른 ‘나’. 영화 <콘크리트의 불안>은 이 기억을 떠올리고 감각을 형상화하는 기록이다. 아파트와 그 주변을 떠도는 천천한 카메라워크를 따라가다보면 유년의 기억을 읊조리는 내레이션과 마주하게 되고, 이윽고 적막이 흐르면 다시 그 시선을 따르며 어느새 말의 언어를 재차 좇게 되는 감각의 순환. 언뜻 전혀 다른듯하지만 기묘하게 서로를 끌어 당기는 두 감각은 이 영화를 온전히 지탱하며 저마다의 삶의 무게를 소환한다. 그렇게 흔들리는 이와 아파트는 나무목에 매달려 바라보던 유년시절을 몸으로 기억하며 각각의, 그리고 하나 되는 언어/이미지로 표출한다. 영화는 불안의 정체에 대해 탐문하지만 여전히 흔들리거나 방황하지 않는다. 어둔 화면을 지나 다시 원점의 내레이션에 도착하여 맞닥뜨리는 아파트의 붕괴를 보노라면, 그동안 추적해 온 불안이라는 블랙홀에서 일순간 빠져나와 ‘끙끙 앓다가 툭툭 빠져버린 자리에 더 크고 튼튼한 이들로 채워질’ 단단하고 꿋꿋한 무언가를 느낄 수 있다. 그것이 이 영화가 그리는 ‘불안’과 또 다른 ‘나’의 형상일 것이다.
최민아 / 인디다큐페스티발 사무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