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터
서울독립영화제2020 (제46회)
장편 쇼케이스
윤재호 | 2020 | Fiction | Color | DCP | 103min 46sec (E)
SYNOPSIS
하나원에서 막 나온 진아. 서울의 한 조촐한 원룸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그녀는 중국에 체류 중인 아버지를 한국으로 데려오기 위해 브로커에게 소개를 받고 식당에서 일을 하며 돈을 모으지만, 탈북자라는 꼬리표를 달고 사는 그녀가 버는 일당은 쥐꼬리만 하다. 결국 브로커의 소개로 또 다른 일자리를 얻게 되고, 그곳에서 그녀가 예상치 못했던 것을 발견하게 되는데……
DIRECTING INTENTION
영화 <파이터>는 분단국가의 남쪽에서 태어나 살고 있는 감독인 나 스스로가 지난 10년간 질문을 던지고 있는 '가족'에 대한 이야기다. 또한 한 여성에 대한 이야기다. 어려운 환경과 자신에게 주어진 현실과의 대립 속에서, 본인의 가치관과 정체성을 찾아가는 이야기다. 이 영화가 품은 메시지를 조금 더 넓게 본다면 용서와 용기 그리고 화해이다.
이 영화를 만들면서 토머스 머튼이 한 말을 떠올려 보았다. "사랑이야말로 우리의 진정한 운명이다. 혼자서는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없다. 삶의 의미는 다른 이들과 함께할 때 찾아지는 것이다."
FESTIVAL & AWARDS
2020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
DIRECTOR

윤재호
STAFF
연출 윤재호
제작 ㈜해그림 영화사
프로듀서 김민경
각본 윤재호
촬영 임창욱
조명 임창욱
편집 윤재호
동시녹음 서경원, 이규하
믹싱 김동한
음악 오수진
미술 한주예슬
분장 유경단
D.I 김형희
출연 임성미, 백서빈, 오광록
PROGRAM NOTE
한국에 정착하려는 탈북민 진아의 싸움이 시작됐다. 그녀는 식당 아르바이트에 이어 복싱 체육관에서 청소 일을 하며 생계를 꾸리고 중국에 있는 아버지에게 돈을 보내기까지 한다. 프로로 데뷔하면 돈을 벌 수 있다는 얘기를 들은 진아는 링 위에 오르기로 한다. 돈도 돈이지만 링에 오르기까지 자신을 단련해 가는 그 시간이 진아에게는 삶의 의지를 다지고 마음의 근육을 단련하는 과정에 가까워 보인다. 한편, 진아는 해야만 하는 일이 있다. 아버지와 열두 살이던 자신을 버리고 홀로 한국행을 택하고 한국에서 가정까지 꾸린 엄마를 찾아가 보는 일이다. 새로운 출발선상에 선 이 순간, 진아는 오랫동안 품어 온 마음의 응어리를, 풀리지 않는 숙제를 향해 용기를 내 한 걸음 다가가 보려 한다. <파이터>는 다큐멘터리 <마담B>(2016), 극영화 <뷰티풀 데이즈>(2017)를 연출한 윤재호 감독이 그리는 또 하나의 탈북 여성 서사다. 강인하고 강력한 중년의 여성 주인공이 압권이었던 <마담B>, 모자지간의 재회를 중심으로 관계의 진실을 탐색했던 <뷰티풀 데이즈>를 지나 감독은 <파이터>에서 탈북한 젊은 여성의 정착과 성장, 모녀의 해후에 주목한다. 강인하고 단단하면서도 연약하고 부드러운 진아를 통해 영화는 마침내 그녀가 처음으로 경험하는 사랑의 순간과 다시 느낄 애틋한 사랑의 감정에 가닿으려 한다.
정지혜 / 서울독립영화제2020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