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 앤 이지

서울독립영화제2017 (제43회)

해외초청

겅준 | China | 2017 | Fiction | Color | DCP | 97min (KN, E)

SYNOPSIS

우울과 눈에 파묻힌 중국 동북부의 마을, 한 사기꾼이 무지한 사람들을 속여 돈을 벌 목적으로 ‘마법의 비누’를 가지고 온다. 어떤 남자는 종교를 통해 사람들을 만남으로써 어머니와 재회하고자 한다. 두 경찰은 단서도 없이 사건을 해결하려 하고, 가짜 승려는 모금을 통해 연대와 결속을 도모하며, 파수꾼은 나무도둑을 쫓는다. 이러한 와중에 살인사건이 일어난다. 범죄가 평범한 것이 되는 익살극.

DIRECTING INTENTION

<프리 앤 이지>는 중국 동북부의 허구의 마을을 배경으로 부랑배들이 서로를 죽이고, 끌어안고, 돌보면서 의심하고, 동시에 형제처럼 지내는 황당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영화 속 경찰들은 범죄자나 사기꾼, 나무도둑을 쫓는 숲의 파수꾼, 잃어버린 어머니를 찾아 헤매는 기독교 신자나 가짜 승려를 잡느라 다망하다. 이들은 공교롭게도 모두 모여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영화는 우여곡절과 거대한 산과 강으로 가득한 전형적인 동베이(중국 동북부) 스타일의 유머를 보여준다.

FESTIVAL & AWARDS

2017 제33회 선댄스영화제 월드시네마-시네마틱 비전 심사위원특별상
2017 제43회 시애틀국제영화제
2017 제52회 카를로비바리국제영화제
2017 제21회 판타지아영화제
2017 제66회 멜버른국제영화제
2017 제54회 금마장
2017 제28회 스톡홀름영화제

DIRECTOR
겅준

겅준

2002 < Hawthorn >

2003 < Diary in Bulk >

2004 < Barbecue >

2009 < Youth >

2011 < Poetry and Disease >

STAFF

연출 Geng Jun
제작 Wang Zijian, Wang Xuebo
제작 Zhang Xianmin
공동제작 Guo Dong, Wu Leilei
각본 Liu Bing, Feng Yu hua, Geng Jun
편집 Guo Xiaodong, Zhong Yijuan
촬영 Wang Weihua
음악 Second Hand Rose Band
음향 Du Chunfeng
출연 Xu Gang, Zhang Zhiyong, Xue Baohe, Wang Xuxu

PROGRAM NOTE

미스테리한 비누 향기로 마을 사람들을 기절시켜 돈을 훔치는 사기꾼, 부적으로 폭리를 취하는 승려, 7년 전 사라진 어머니를 찾아 헤매는 기독교 신자, 두 명의 경찰관, 하숙집의 여주인과 그 남편이 눈으로 뒤덮인 중국 동북부의 소도시를 왁자지껄하게 만든다. 다양한 인간 군상이 등장하는 것처럼 보일지 모르나, 겅준은 등장인물 각자의 사연에 집중하기보다는 이들이 서로 얽혀드는 에피소드를 다채롭게 보여줌으로써 구성원 개개인이 배려나 도움 없이 스스로 생을 도모하고, 작은 범죄쯤은 평범한 것으로 여기는 부패한 사회를 그려낸다. <프리 앤 이지>가 이러한 사회상을 비트는 풍자소설이라면, 덤덤하게, 그러나 적재적소에 빈틈없이 배치되는 코믹한 상황들은 일종의 삽화인 셈이다. 같은 맥락에서, 영화의 배경이 되는 눈 덮인 마을이나 유기된 집들 역시 유약하고 도덕관념이 부재한 차가운 공동체의 징후로서 기능한다.
어떻게든 살아내는 것, 즉 생존이라는 활동에 매달리는 인물들에게 연민과 우스꽝스러움을 동시에 부여하는 방식은 한편 사무엘 베케트의 희곡을 연상하게 한다. 미니멀한 슬랩스틱의 점진적 고조, 오프스크린 공간과 카메라워크를 십분 활용한 유머를 시종일관 선보이면서도 복잡한 사회 문제를 단순하지만 결정적인 장면으로 삽입하는 겅준의 연출력이 돋보이는 수작.

길선영 / 미국 연예산업전문지 버라이어티 영화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