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와 아이

서울독립영화제2016 (제42회)

특별초청 단편

이현미 | 2016 | Animation | Color | DCP | 6min 26sec

SYNOPSIS

피아노가 치기 싫어진 아이에게 피아노는 마치 자기를 잡아먹는 괴물처럼 보인다. 하지만 피아노는 도망치는 아이를 마냥 쫓아다니며 전처럼 즐겁게 함께 놀기를 바라는데..

DIRECTING INTENTION

이것은 2013년에 그렸던 ‘피아노와 소년’ 이라는 나와 나의 그림에 관한 연작 일러스트레이션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것이다. 예술이나 창작을 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느꼈을, 여느 연인 사이의 감정 변화와 크게 다르지 않는 그런 애착, 마음의 변화를 표현해보고 싶었다.

FESTIVAL & AWARDS

2016 제12회 인디애니페스트 KIAFA특별상
2016 제18회 정동진독립영화제
2016 제12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2016 제15회 미쟝센 단편영화제
2016 제20회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

DIRECTOR
이현미

이현미

STAFF

연출 이현미
제작 이현미
각본 이현미
촬영 이현미
편집 이현미
음악 이현미

PROGRAM NOTE

사노라면 언젠가는 사랑에 빠질 때가 있고, 영원할 것만 같던 사랑이 어느 순간 고통으로 바뀔 때가 있다. 뜨거운 애정일수록 식는 속도도 빠르곤 한다. 그 대상이 피아노이든, 애니메이션이든, 연인이든 간에 말이다. 곤혹스러운 것은 애정이 사그러 들었다고 해서 우리가 완전히 자유로워지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때론 미련일 수도 있고, 관성일 수도 있다. 벗어나고 싶다고 해서 잊혀지는 거라면 사랑과 삶은 참 쉽고 그만큼 시시해졌을 테다. 그렇지 않기 때문에 많은 예술 작품들이 그것을 이야기로 다룬다.
<피아노와 아이>는 시들어버린 애정이 회복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그렇다고 심오한 척 무게를 잡지는 않는다. 난해하게 우리를 괴롭히지도 않고, 현란하게 굴지도 않는다. 담백하게, 정갈하게, 쉽게, 깔끔하게 보여준다. 마치 그림책을 넘겨보듯, 이미지는 글과 어울리면서, 결코 다급하지 않은 속도로 펼쳐진다. 관객이 어린이이든, 어린이였던 어른이든, 누구나 겪을 법한 상황이다. 도망치려 내달리면 그만큼 따라붙고, 무관심하려 들면 저만치 떨어져 있다. 싫을 때는 괴물 같다가도, 마음 한 켠에 미련이 남았다면 그 틈을 노려 다시 나타나서는 착 달라붙는다.
숨을 고르고 다시 마주했을 때, 우리는 한 뼘만큼 성숙해진다. <피아노와 아이>는 이러한 평범한 사실을 너무나 사랑스럽게 다룬다. 감독님의 피아노 연주는 덤이다.

나호원 / 애니메이션 연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