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승 ver 2.0 연영석
서울독립영화제2007 (제33회)
국내초청(장편)
태준식 | 2007 | Documentary | HD | Color | 88min (CJIP 지원작)
SYNOPSIS
문화노동자이자 가수, 그리고 활동가인 연영석. 그의 음악은 살벌한 신자유주의를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의 고단함을 위로하지만 동시에 그 자신의 피곤한 삶과 현실을 구성한다. 하지만 그가 세상을 위로하듯 그의 현실을 규정하는 음악을 통해 연영석은 삶의 방식에 가장 큰 동력으로 음악을 선택했고 그리고 살아가고 있다. 고통받으며 위로받는 이 모순된 현실 속에 그래도 그는 뚜벅 뚜벅 세상 속으로 걸어들어가 승리의 조건에 대해 성찰하고 있는 것이다. 거리와 합주실과 녹음실과 옥탑방에서 토해내는 그의 음악을 들어보자. 그리고 승리를 확신하기 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승리가 무엇인지 그려보자.
DIRECTING INTENTION
모두 하나가 되어 어깨를 걸고 앞으로 전진 하는 노동자들.. 힘차게 팔뚝을 위로 올리면서 하나의 목소리로 ‘파업가’를 불러 젖히는 노동자들.. 그러나 언젠가부터 우리는 하나 된 노동자들이 보여줬던 전율보다는 노동자들은 이미 하나가 아니라는 체념 섞인 인정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맞이하게 되었다. 그러니까 노동자들이 승리할 것이라는 확신을 이제는 그저 거대한 하나의 군중으로, 빵빵한 음악으로만 표현하기에는 그만큼 더욱 더 공허해져버리는 현실을 맞이하게 되어 버렸다는 것이다. 깨지고 터지고 끌려 나가는 노동자들의 처절한 현실을 기록하면서 어쭙잖은 희망을 발언하기 보다는 고단한 현실을 이겨나가는 노동운동가들을 통해 그들이 가진 희망을 공유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가를 고민하려 한다. 우리는 바로 그 시작으로 ‘최후의 승리는 우리 것’이라는 다짐 하에 ‘必勝’을 기획하게 되었다.
FESTIVAL & AWARDS
2007 제12회 부산국제영화제
DIRECTOR

태준식
1997 <총파업 투쟁 속보 1·2호>
2000 <인간의 시간>
2005 <우리 모두가 구본주다>
STAFF
연출 태준식
촬영 신임호
조연출 조세영
PROGRAM NOTE
거리에서 집회장에서 투쟁하는 노동자들과 장애인들과 함께 하며 시대의 아픔과 고단함을 노래하는 자칭 문화노동자 연영석. 그리고 투쟁의 현장에서 묵묵히 카메라를 들고, 노동자들의 지난한 투쟁의 과정을 기록해왔던 다큐멘터리 감독 태준식. 이 둘의 만남이 어색하진 않지만 다소 낯설게 여겨졌다. 하지만 일견 반갑게 느껴지기도 한다. 통상적으로 음악과 영화의 만남이 자연스럽듯이 같은 지향을 가진 두 예술 매체가 만나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럽고 당연하다. 어쩌면 이 만남은 너무 늦은지도 모른다. 몇몇 음악 다큐멘터리가 있었지만, 투쟁의 현장에서 노래하는 사람의 모습을 주인공으로 하는 작품은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가난한 사람들의 편에선 노래와 카메라의 힘이 결합될 때 그 효과는 강렬할 수 있다. 역시 태준식의 카메라는 우리 사회에서 소외받으면서도 자신의 권리를 찾기 위해 투쟁하는 이주노동자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모습을 꾸준히 비추고 있다. 그런데 연영석의 음악은 그들에게 어떤 활력을 불어넣어줄까? 그리고 그런 활동 속에서 연영석은 어떻게 지치지 않고, 자신의 자리를 지킬 수 있을까? 승리하는 것은 투쟁에서의 승리 뿐만 아니라, 개인이 삶 속에서도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다. 영화는 우리가 과연 승리할 수 있는지, 권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인지, 지치지 않고 개인의 삶을 지켜나갈 수 있는지를 질문하고 있다. 그런 질문 속에서 우리는 삶에 임하는 태도와 우리가 살아가는 방향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하지만 이 시대를 노래하는 인간이자 예술가로서의 연영석의 구체적 삶의 모습이 잘 드러나지 않는 것은 아쉬움이기도 하다.
조영각 / 서울독립영화제2007 집행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