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크페미

서울독립영화제2018 (제44회)

선택단편

남아름 | 2018| Documentary | Color | DCP | 21min 41sec (K)

SYNOPSIS

여성인권단체에서 엄마가 일을 시작하면서, 어릴 적 나의 놀이터는 여성운동 현장이 되었다.
‘나’는 머리를 짧게 자르고 치마 원복도 거부하는 꼬마 페미니스트로 거듭났지만,
어째 커 갈수록 페미니즘에서 도망가고 싶은 일들이 생겨났다.
결국 ‘나'는 페미니스트보다 공주병으로 사는 게 낫겠다는 생존전략을 세워
핑크색에 집착하기 시작한다.
이런 내가 다시 페미니스트가 될 수 있을까?

DIRECTING INTENTION

#METOO로 세상이 떠들썩해지고, 페미니즘은 세간의 화제가 되었다.
문뜩 나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나는 왜 이런 여성으로 자랄 수밖에 없었을까?
이제는 더 이상 도망가지 않고, 내가 할 수 있는 방식으로 페미니즘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FESTIVAL & AWARDS

World Premiere

DIRECTOR
남아름

남아름

2012 <두 개의 울타리>

2017 <나를 위한 변명

 

STAFF

연출 남아름
조감독 조한나
촬영 남아름
편집 남아름
출연 변현주, 남아름, 남다운, 박귀란, 남형기

PROGRAM NOTE

아름의 엄마는 마을에서 처음으로 대학을 간 여자다. 대학 졸업 후엔 일을 시작했고 좋은 친구와 결혼을 해서 가정을 꾸렸다. 결혼을 하겠다고 하니 직장에서 압박을 했고 결국 퇴사할 수밖에 없었다. 쌍둥이 딸을 낳고 기르던 엄마의 인생에 변환점을 만든 것은 길거리 무가지에 있던 여성의전화 광고였다. 여성운동가가 된 엄마로 인해 아름과 다운은 아주 어릴 때부터 시위의 선봉에 섰다. 자라나면서 아름은 엄마가 단지 우리 엄마이기보다는 사회활동을 하는 여성이고, 엄마가 그저 너의 엄마로만 남았으면 하는 것은 남녀 차별이라는 말을 듣는다. 아름은 큰딸의 숙명처럼 어른스럽기를 기대 받고 엄마의 모든 것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보는 한편 분홍색을 사랑하고 남자인 친구들의 군대 얘기에 잘 공감해 주는 어른으로 성장한다. 그렇게 대학생이 된 아름에게 큰 사건이 생긴다. 어린시절 엄마와 나갔던 광장에서 다른 사람들이 외치는 페미니즘을 듣게 된 것이다.
<핑크페미>는 가치판단이나 확신 어린 결론으로 도달하는 대신 주인공 아름과 엄마가 쌓아온 시간을 차곡차곡 되짚는 데 집중한다. 인터뷰와 푸티지, 광장에서의 기록이 화면을 착실 하게 채운다. 가정집을 배경으로, 일상적인 말투와 자세로 나누는 대화는 ‘척하는’ 기색 없이 정직한 형태다. 라포 형성이 따로 필요 없이 편한 상대인 것 같다가도 어쩌면 남들과는 자주 나눈 얘기도 주고받은 적 없는, 내 탄생부터 지켜보았음에도 내 모든 것을 알지는 못하는 ‘엄마’와의 인터뷰에서 감정의 너비가 확장되는 걸 보는 감흥이 색다르다. 영화 안으로 스스럼 없이 들어가 주저하지 않고 목소리를 낸 남아름 감독이 열어둔 답안지가 궁금하고 기대된다.

김송요 / 독립영화 인터뷰 매거진NOW 기획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