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마피아

서울독립영화제2016 (제42회)

본선경쟁 장편

김환태 | 2016 | Documentary | Color | MOV |115min

SYNOPSIS

‘핵마피아’를 만나기 위한 시민탐정들의 용감한 여정이 시작된다.

DIRECTING INTENTION

원폭피해자와 핵에 관련한 다큐멘터리를 만들어왔던 나는 2011년 후쿠시마 사고 이후 한국의 핵발전 산업을 이끌어가는 핵마피아의 존재가 궁금해졌고, 9인의 시민탐정과 함께 핵마피아의 존재를 파헤치고 그들과 만나기 위한 여정을 기획했다. 좌충우돌하며 핵마피아들에게 우리의 이야기를 전달하려 하지만 핵산업계에 둘러쳐진 카르텔의 벽은 높았다. 기울어진 운동장의 한켠으로 밀려나 있다고 생각했던 우리는 각자의 삶의 공간에서 핵문제에 맞서 싸워나가는 진짜 탐정들을 만나 용기를 얻는다. 탈핵은 가능하고, 그 길은 멀리 있지 않다.

FESTIVAL & AWARDS

2016 제13회 서울환경영화제 한국영화의 흐름 부문 장편 우수상
2016 제08회 DMZ국제다큐영화제

DIRECTOR
김환태

김환태

2003 <총을 들지 않는 사람들>

2004 <708호, 이등병의 편지>
2005 <원폭 60년, 그리고...>
2009 <국경은 없다>
2012 <잔인한 내림 - 유전>

STAFF

연출 김환태
프로듀서 권우정
조감독 이은지, 신지용
촬영 윤형석, 김민규, 이동욱
편집 김형남
음악 윤성혜
출연 하승수, 이송년, 야마가타 트윅스터 외

PROGRAM NOTE

미안한 말이지만 영화의 오프닝은 사실 좀 촌스럽다. 당당한 자세로 언덕길을 걸어 오르는 일군의 사람들과 각종 원전사고의 역사들(예컨대 1968년 체르노빌, 2011년 후쿠시마 등)을 교차편집한 뒤에 언덕길을 올라온 이들이 누구인지 개인별로 소개하는 그 오프닝은 영화로서 독창적일 것이 별로 없다. 이 영화, 계속 보는 게 맞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조금만 참기를 권한다. 반전은 서서히 발생한다. 영화는 등장인물 자신들이 ‘핵 마피아 시민 탐정단’이라고 소개한다. 대한민국 원전 사업에 관련된 검은 의혹의 논리를 부수고 핵의 위험을 알리기 위해 모인 이들이다. 이들 핵 마피아 시민 탐정단은 원전 사업의 핵심부를 ‘핵 마피아’로 지칭한 뒤 그들을 상대로 한 몇 가지 단계별 계획을 세운다. 첫 째, “핵 마피아 거두 MB(이명박)에게 경고장 보내기”, 둘 째, “핵 마피아 논리 격파하기”, 셋 째, “핵 마피아 만나 따지기”, 넷 째, “311명의 탈핵합창단 MB사저에서 플래쉬몹(정해진 시간에 모여 퍼포먼스)하기” 계획은 하나씩 실천으로 옮겨진다. 이 계획들이 이행되는 과정에서 관객인 우리는 대한민국 원전에 어떤 문제들이 있는지, 핵 마피아란 누구인지, 시민들의 위험을 무릅쓰고도 원전 사업이 강행될 때 이익은 어디로 가는지 등등 원전이 그 얼마나 위험천만하며 비상식적인 사업인지 이들 핵 마피아 탐정단 덕분에 알게 된다. 물론 핵 마피아 탐정단이 그들이 세웠던 목표를 모두 성사시키진 못한다. 하지만 영화는 그 실패의 과정까지도 퍼포먼스의 일환으로 담아낸다. 촌스럽게 시작했다고 했던가. 그런 건 아무래도 괜찮다. 이 영화는 점점 더 논리정연해지고 절실해진다. 이 사회의 진짜 무서운 문제 중 하나가 무엇인지 우리에게 알려준다. <핵마피아>는 우릴 각성시킨다.

정한석 / 서울독립영화제2016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