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수 이야기
서울독립영화제2013 (제39회)
특별초청(장편)
임창재 | 2013 | Fiction | Color | HD | 89min 50sec
SYNOPSIS
현수는 미용실에서 해고된다. 새 직장 구하는 것이 쉽지 않다. 남자 친구마저 잠적한다. 동생 현지는 언니 몰래 식당에서 일한다. 동생의 남자 친구는 미덥지 않다. 반지하 빌라 천장에선 물이 샌다. 같은 빌라 옥탑방에 사는 청년 상진의 아버지가 예고 없이 돌아온다. 떠돌이 화가인 그는 현수에게 초상화를 그려서 선물한다.
DIRECTING INTENTION
사람들은 대체로 동일한 크기의 축복 안에서 태어나지만 시간이 갈수록 각자의 생은 대체로 불행으로 바뀌거나 절망의 언저리에 위태롭게 머물고 만다. 생의 길은 개별적이고 차별적이다. 현실과 꿈 사이에서 파생되는 갈등은 타자에게 전가되고 또 다른 아픔을 만든다. 동시대의 행복을 노래하기란 모래를 삼키는 것과 같다. 그러나, 그래서 따스한 희망 한 줄기 붙잡고 싶다. 모든 인물들에게 동일한 애정과 동등한 시선을 견지하려고 노력하였다.
FESTIVAL & AWARDS
Premiere
DIRECTOR

임창재
1994 < ORG >
STAFF
연출 임창재
제작 종달새 필름
각본 임창재
촬영 김홍기
편집 임창재
조명 하진경
미술 전용원
음악 한민규
노래 이락
출연 서하연, 송삼동, 이유미, 변요한, 이상훈
PROGRAM NOTE
<현수 이야기> 속 등장인물들은 모두 안쓰럽다. 하나뿐인 가족인 동생 현지를 부양해야 하나, 임신중절 수술을 한 뒤 해고당하고 남자 친구까지 종적을 감추어 의지가 없는 현수.
공부하라는 언니의 기대를 뒤로 하고 알바를 하는 현지. 꿈이 있지만 현재의 욕망을 해결못 해 떠나는 현지의 남자 친구 기태. 아들과 아내는 아랑곳없이 개만 돌보는 자매의 이웃 종수. 아버지의 개를 내다 버리는 영민. 상업 예술계의 험한 꼴과 허망함을 체험하면서도 자신을 지키려 애쓰는 상진. 잠깐 나타났다 사라지는 현수의 연인 민철이나, 모델들 등쳐 먹는데 여념이 없는 상진의 상사 구실장도 마찬가지다.
자신의 인물들, 특히 젊은 세대를 염려하는 연출자는, 현수의 초상화를 그려주는 떠돌이 화가 광호, 솜씨만 보고 현수에게 일자리를 주는 미용실 사장 등을 통해 그들의 앞날을 축복하려 한다. 그리하여 자매는 햇볕 더 들고 물 안 새는 집에 살기를 꿈꿀 수 있다. 한편, <현수 이야기>는 필름이 사라진 시대, 영화에 대한 근심이기도 하다. 슈퍼16mm로 촬영한 이 작품은 어쩌면 한국 장편극 독립영화로는 마지막 필름 작업으로 남을지 모른다. 정제된 일상 연출 사이로 돌출하는 몽환적 미장센들이 영화를 입체적으로 보이게 한다. 현수가 아이를 만나는첫 장면, 동물 가면을 쓴 면접관들 앞에서 현수가 고양이처럼 기는 꿈, 어두운 숲을 헤매는 밤시퀀스, 모든 등장인물이 함께 모여 춤을 보는 마지막 장면 등이 흥미롭다.
신은실/서울독립영화제2013 집행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