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루몽

서울독립영화제2025 (제51회)

이일하 | 2025 | Documentary | Color | DCP | 94min (KN)

SYNOPSIS

일본 최고의 여성 인권 운동가인 신숙옥은 2019년 어느 지상파 방송의 가짜 뉴스로 일본 극우의 타깃이 되었고 가족을 몰살시키겠다는 이들의 공격을 피해 독일로 망명을 갔다. 그렇게 일본을 떠났던 신숙옥은 DHC 텔레비전을 상대로 진행 중인 소송을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일본으로 돌아온다. 그의 목소리는 자이니치 100년 사와 중첩되면서 도쿄의 재판장을 통해 세상에 울려 퍼진다.

DIRECTING INTENTION

광복 이후 고국에 돌아오지 못하고 일본에 남아 있던 재일 한국인(자이니치)들은 먹고살기 위해 일본인이 버리는 내장을 가져다 구워 먹고 또 팔기도 했습니다. 그것이 바로 '호루몽'입니다. 일본 유학 중 한일 관계에 관한 토론 프로그램을 통해 신숙옥을 처음 만났습니다. 우익 논객의 논리를 조목조목 반박하는 그를 보며 좁은 자취방에서 흥분하며 만세를 외쳤던 기억이 선명합니다. 영화학과 졸업 후 헤이트 스피치에 관한 영화를 만들 때 신숙옥을 다시 만났습니다. 일본 국회에서 거침없는 연설을 하는 그의 아우라는 훨씬 강해져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는 주위 사람들을 모두 빠져들게 만드는 긍정적인 에너지를 뿜어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 다시 만난 신숙옥은 한이 서린 눈물을 보였습니다. 그는 지상파 TV 극우 방송에 지목된 후 수많은 협박에 시달렸습니다. 신숙옥은 테러를 피해 독일에서 망명 생활을 해야 했습니다. 결국 도쿄 지방 법원은 신숙옥이 DHC 텔레비전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 배상 청구 소송에서 명예훼손이 성립된다며 약 5천 800만 원을 배상하라는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습니다. 저는 신숙옥에게 그를 주인공으로 하는 다큐멘터리를 찍고 싶다 했습니다. 신숙옥은 말했습니다. “자이니치 신파 스토리, 이제는 사요나라, 다음 세대에게 전달할 멋진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 그렇다면 마지막으로 그의 몸을 불사르겠노라고. 이 영화는 그에 대한 나의 대답입니다. 영화는 두 개의 큰 트랙이 교차하며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신숙옥 가(家)의 3대 여성 서사. 그리고 신숙옥의 재판을 중심으로 하는 현재 진행형 서사. 현재와 과거를 넘나드는 구성으로 과거의 시간대는 현대 무용가의 몸짓, 자이니치 할머니들의 춤사위 등을 콜라보하는 시네마적 이미지로 재현되어 풍성한 감정을 불러일으킬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그동안 말할 수 없었던 자이니치의 내재적 폭력인 ‘여성, 민족, 가족 폭력’에 대해서도 외재적 국가 폭력과 연계해서 이야기합니다. <호루몽>은 동아시아 100년의 역사를 곱씹어 볼 수 있는 기회이며, 우경화되는 일본 사회에도 경종을 울릴 것입니다.

FESTIVAL & AWARDS

2025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
2025 제12회 춘천영화제
2025 제27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2025 제22회 EBS국제다큐영화제 다큐멘터리고양상, 관객상
2025 제24회 뉴욕아시안영화제

DIRECTOR
이일하

이일하

2014 울보 권투부
2017 카운터스
2021 모어
2023 청년정치백서-쇼미더저스티스

STAFF

연출 이일하
제작 익스포스필름
각본 이일하
촬영 이일하, 백윤석, 조성근, 박용준
편집 이일하, 백윤석
음악 카코포니
안무 SUN, Jemma LEE, U.Fo, Mary J.
출연 신숙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