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독립영화제2024 (제50회)

이규진 | 2024 | Animation | Color | DCP | 7min (N) Korean Premiere

TIME TABLE
11.29(금) 14:30-15:55 CGV압구정(본관) 3관 GV, 12
12.1(일) 18:00-19:25 CGV압구정(본관) 2관 GV, 12
12.4(수) 11:10-12:35 CGV압구정(본관) 2관 12
SYNOPSIS

주인공은 오래된 자신의 집을 청소하기 시작한다.

DIRECTING INTENTION

죽음을 앞두고, 삶을 갈망하는 인간의 내면을 표현한다.

FESTIVAL & AWARDS

2024 시나니마 - 이스피뉴 국제 애니메이션 영화제

DIRECTOR
이규진

이규진

STAFF

연출 이규진
제작 이규진
각본 이규진
편집 이규진
음악 Lance Conrad
사운드 지창훈

PROGRAM NOTE

벽을 새로 칠하고, 먼지가 낀 창문을 닦고, 바닥도 깨끗이 청소하고, 화분도 들이고, 여러모로 손을 보니 꽤 근사한 ‘집(home)’이다. 진수성찬을 차려 식사한 후에 포만감인지, 혼자 사는 삶의 만족감인지 모를 감정에 휩싸이는 주인공의 표정은 구체적인 묘사가 되어 있지 않아 어딘지 모를 쓸쓸함이 배어 나온다. 인간의 형체는 하고 있지만, 온몸이 하양투성이에, 눈은 점처럼 자리 잡고 있어, 검은 망토를 벗어 던진 가오나시의 하얀 버전이라는 인상을 준다. 이곳이 정말 집일까. 힌트는 집 안으로 보이는 곳곳에서 감지된다. 침대 옆에 놓인 스탠드의 갓의 문양이 뇌의 주름을 떠올리게 하고, 집의 형태 또한 뇌와 같은 반 원구형이다. 아니나 달라, 집(?) 밖으로 천둥이 치고 비가 내리치자, 주인공은 금세 고립된다. 물 위에 뜬 조각에 몸을 의지하여 간신히 대피하던 중 저 멀리 문의 틈새로 빛이 아른거리고 이곳을 열고 나오자 (스포일러 주의!) 화면은 갑자기 죽은 듯 보이는 노인의 얼굴을 비춘다. 하얀 형태의 주인공과 다르게 노인에 관한 묘사는 아주 정밀해서 주름살은 물론 여기저기 검버섯까지 보일 정도다. 그리고 노인의 귀를 통해 하얀 사람 형태의 주인공이 빠져나온다. 마치 영혼인 듯한 하얀 형태가 곧 자취를 감추면 화면이 정지한 듯, 노인의 삶이 끝났다는 걸 알려 주듯 검은 화면으로 바뀌면서 화장하는 듯 불에 타는 소리가 들린다.

허남웅 / 서울독립영화제2024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