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영합니다) 난초의 행성입니다

서울독립영화제2024 (제50회)

박지윤 | 2023 | Experimental | Color+W/H | DCP | 63min (K,KE) World Premiere

TIME TABLE
12.1(일) 13:40-14:42 CGV압구정(본관) 2관 E, KE, GV, G
12.2(월) 19:30-20:32 CGV 청담씨네시티 프리미엄관 E, KE, GV, G
12.4(수) 13:30-14:32 CGV압구정(신관) ART2관 E, KE, G
SYNOPSIS

<(환영합니다) 난초의 행성입니다>는 흥미로운 난초의 삶, 그리고 이들과 이웃한 다른 종과의 섬세하고도 긴밀한 관계를 묘사한 영화적 선집이다. 이 영화는 난초를 지구의 토착 식물로 인간들의 무분별한 생태계 식민지화에도 번성해 온 존재로 그린다. 난초는 주인공으로서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동시에 인간이 아닌 식물 중심적인 관점을 제시하며 자신들의 고유한 혹은 일상적인 내러티브를 펼친다. 이를 통해 초월인간적 공동체, 즉 생태계 모든 일원이 속한 세계가 가진 다양하고도 입체적인 역학 관계가 드러나며 인간 관객은 마침내 ‘난초의 행성’을 마주하게 된다.

DIRECTING INTENTION

인류세와 기후위기의 시대. 인류는 현재 그동안 지구와 자연을 식민지배한 대가를 치르는 중이다. 초월 인간이 그들을 둘러싼 환경을 바라보듯, 만약 인간이 지구를 ‘생태 지구'로 인식할 수 있다면 어떨까? 그렇다면 인류는 이웃한 존재에게 지배자가 아닌 동반자로 다가갈 수 있을까?
<(환영합니다) 난초의 행성입니다>는 다종민족지학, 보전생태학, 그리고 에코시네마(Ecocinema)를 아우르며 진행해 온 저의 학제간 연구의 결과물입니다. 이 영화는 다각적 접근 방식을 통해 초월인간의 영역에 대한 인간의 편협한 사고에 의문을 제기하고 식물과 인간 사이의 보다 깊은 유대감을 일깨우는 ‘식물 중심의 관점’을 제시합니다.

FESTIVAL & AWARDS

World Premiere

DIRECTOR
박지윤

박지윤

STAFF

연출 박지윤
제작 박지윤
각본 박지윤
촬영 박지윤, 체스터 시우
편집 박지윤
음악 야니크 산트호파
음향 채지혜
번역 박지윤, 이승현
지도/자문 젱 보, 스테판 게일

PROGRAM NOTE

박지윤 감독의 <(환영합니다) 난초의 행성입니다>는 제목 그대로 난초의 행성으로의 초대이다. 난초의 목소리와 시선으로, 난초의 세계를 보여 주는 이 일련의 과정은 비(非) 식물인 인간이 그간 얼마나 자기중심적으로 세상을 바라봐 왔는가를 밝히며 난초의 방식으로 그것에 가하는 색다른 일격이다. 그리하여 인간의 자리에 난초를 두려는 게 이 영화의 목적인가 하면 전혀 그렇지 않다. ‘(비 식물) 인간의 착각, 종의 민주주의를 위하여, 상호 감각적 풍경, 난초의 행성’이라는 4개의 장 구성이 보여 주듯, 오랫동안 견고하게 이어져 온 중심과 주변의 이분법을 깨뜨리고 여러 종 상호 간의 감각과 민주성을 회복하자는 게 이 초대의 야심이다. 난초는 초월 인간적 존재 간의 연대를 촉구하며 이를 위한 구체적인 제안이 담긴 선언문을 낭독하기에 이른다. 난초라고 했을 때, 꽃 그 자체에만 집착하는 인간과 다르게 영화는 난초 전체, 난초가 매달려 함께 살아가는 나무, 그 숲의 전경을 조망한다. 각각의 난초가 갖는 고유하고 독특한 색과 모양을 초 근접해 보여 주기도 하고 성장하고 생장하는 난초 표피의 끝없는 움직임을 포착하기도 한다. 난초 이야기는 광고, 뉴스, 흑백영화, 팝아트를 떠올리게 하는 시각적 효과로 전해지고, 난초의 목소리는 자막과 전자음으로 대리되며, 난초의 자리는 전시장의 예술품의 그것이 되기도 한다. 만화경으로, 적외선 촬영으로 달리 보는 난초의 행성은 우리의 잊은 감각을 일깨우고 새로이 느끼게 하는 신비롭고 경이로운 신세계다.

정지혜 / 서울독립영화제2024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