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月4日
서울독립영화제2017 (제43회)
선택단편
김지안 | 2017 | Fiction | Color | DCP | 20min 24sec
SYNOPSIS
하고 싶은 일만 쫓으며 사는 것도, 현실과 타협하여 마음을 내려놓는 것도, 어느 쪽도 쉬이 되지가 않는 서른의 재희. 글을 쓰는 것을 탐탁지 않아 하는 부모님은 재희에게 결혼을 바라고, 신춘문예 마감일은 다가오는데 글 쓰는 것마저도 잘 풀리지 않는다. 12월, ‘서른’이라는 나이도 며칠 남지 않은 재희에게 찾아온 어느 하루.
DIRECTING INTENTION
서른에 처음 시작한 영화 작업이 너무나 즐거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참 어렵고 무겁기도 하여서 그런 고민들을 솔직하게 그려보고 싶었습니다.ᅠ
FESTIVAL & AWARDS
World Premiere
DIRECTOR

김지안
STAFF
연출 김지안
제작 김지은
조연출 김혜영
제작지원 이수진
각본 김지안
촬영 최영서
촬영보조 이준상
편집 김지안
조명 최윤희, 김종한, 이수진
미술 스크립터 김기령
사운드 박홍준, 장경환
출연 박세재, 홍승이, 박홍준
PROGRAM NOTE
이른 새벽, 재희는 깊은 한숨을 내쉬며 잠자리에서 일어나 책상 앞에 앉는다. 신춘문예 공모전을 준비하고 있지만 좀처럼 진척이 없다. 게다가 그녀는 엄마가 일방적으로 잡은 듯한 맞선 약속까지 있어 괴롭다. 맞선은 보지 않기로 한 그녀는 홀로 거리를 걷다 우연히 두 번 마주친 여자를 따라 그녀가 운영한다는 카페로 들어선다. 시집과 소설책으로 가득한 공간. 이런 곳을 운영하는 주인장은 누굴까. 알고 보니 주인 여자도 재희처럼 글을 쓰고자 했고 글을 더 잘 쓰기 위해 필사를 거듭하던 때도 있었다. 심지어 자신의 이름으로 된 책을 내기도 했으며 그 책 몇 권을 이 카페 어딘가에 꽂아뒀다. “누가 읽어줬으면 하는 마음”으로 말이다. 눈 밝은 이가 자신의 글을 찾아내 읽어주길 바라는 글쓴이의 마음에 관해서라면 재희는 잘 안다. 어쩌면 재희는 자신과 비슷한 길에 서 있었을 이 주인 여자를 보며 자신을 보는 것 같았을지도 모른다. 때론 전혀 기대하지 않은 순간에 남몰래 간직해온 자신만의 바람을 알아봐 주는 완벽한 타인을 만날 때가 있다. 그런 우연한 만남이 삶에 기적을 가져다주지는 않더라도 곤경에 처한 이에게 잠시나마 물꼬를 터주기도 하는 법이다. <12月4日>은 그런 만남에 관한 이야기다.
정지혜 / 영화 저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