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5년의 시대정신

서울독립영화제2013 (제39회)

해외초청

켄 로치 | UK | 2013 | Documentary | Color | DCP | 93min

SYNOPSIS

2차 세계대전 직후, 공공주택과 국민보건 서비스 등 복지 정책의 일대 개혁과 함께 이상적인 사회가 실현되는 듯했던 노동당 집권기의 영국 사회를 다양한 기록 영상과 인터뷰를 통해 재구성한 다큐멘터리. 모두가 함께 잘살기 위해 일하는 사회, 사람 중심의 사회적 이상을 되새기게 만드는 작품으로, 사회적 이슈들을 꾸준히 화면에 담아 온 켄 로치의 최근작이다.

DIRECTING INTENTION

제2차 세계대전은 영국 역사상 가장 집단적인 투쟁이었다. 러시아를 비롯해 다른 나라에서는 민중들이 더 큰 희생을 치렀지만,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영국 민중들의 투지는 세계 어느 곳보다 강했다. 우리 삶을 파괴하는 파시즘의 발흥과 빈곤과 실업을 다시는 허락하지 않겠다는 의지였다. 우리는 함께 전쟁에서 이겼고, 함께 평화를 쟁취했다. 우리가 군사 작전을 수행할 수 있었다면, 주택을 건설하고 공공 의료 서비스와 대중교통을 정비하고 재건에 필요한 물건을 만들어 내는 것도 가능하지 않겠는가? 그 중심에 있었던 것이 생산과 용역이 모두의 이익이 되는 공동 소유의 개념이었다. 소수가 다른 이들을 착취하며 부유해져서는 안 되었다. 그것이 다수에 의해 지지된 고귀한 이념이었다. 그것이 바로 1945년의 시대정신이었다. 이제 그 정신을 다시 떠올릴 때가 되었다.

FESTIVAL & AWARDS

2013 베를린국제영화제
2013 셰필드다큐멘터리영화제
2013 밴쿠버국제영화제

DIRECTOR
켄 로치

켄 로치

1990 < Hidden Agenda >

1991 < Riff-Raff >
1993 < Raining Stones >
1994 < Ladybird Ladybird >
1995 < Land and Freedom >
1996 < Carla's Song >
1998 < My Name Is Joe >
1998 < The Flickering Flame >
2000 < Bread and Roses >
2001 < The Navigators >
2002 < Sweet Sixteen >
2004 < Ae Fond Kiss... >
2005 < Tickets >
2006 < The Wind That Shakes the Barley >
2007 < It's a Free World... >
2009 < Looking for Eric >
2010 < Route Irish >
2012 < The Angels' Share >
STAFF

연출 Ken LOACH
제작 Rebecca O’BRIEN, Kate OGBORN, Lisa Marie RUSSO
편집 Jonathan MORRIS
음악 George FENTON
음향 Paul PARSONS, Kevin BRAZIER, Ian TAPP
사진 Stephen STANDEN
출연 Eileen THOMPSON, Dr. Julian Tudor HART, Dai WALTERS, Sam WATTS, Ray DAVIES

PROGRAM NOTE

<1945년의 시대정신>은 제2차 세계대전 직후 영국, 이상적인 사회의 구현을 꿈꿨던 시대의 기억을 돌아보는 켄 로치의 신작 다큐멘터리다. 종전 직후인 1945년으로 관객을 이끄는 영화는 지역 및 국립 아카이브에서 찾은 다양한 영상과 음성 기록, 인터뷰를 통해 전쟁의 여파와 불안, 기대가 공존했던 당시의 시대상을 재구성해 보여 준다. 1차 대전 이후 극심한 빈곤과 실업에 시달리며, 한 출연진의 표현을 빌리자면 “부자에 의한, 부자를 위한” 시절을 보낸 영국인들은 45년 총선거에서 모두를 위한 복지를 약속하는 노동당을 지지했다. 애틀리가 이끄는 노동당 정권 아래 철도, 광산, 제철 등 주요 산업의 국유화, 무상의료와 공공주택 제공 등 복지정책의 일대 개혁이 진행된 당대의 영국에서는 모두가 함께 잘사는 이상적 사회의 꿈이 실현되는 듯했다.
그 꿈이 대처의 집권 이후 신자유주의와 민영화의 기치 아래 무너지는 과정까지를 담아낸 <1945년의 시대정신>은 공공복지의 이상과 사람 중심 사회의 당위성을 다시 일깨우기 위한 켄 로치의 프로파간다 같은 영화다. ‘좋았던 옛날’에 대한 향수 어린 회고의 위험성이나 프로파간다의 한계를 논하기에 앞서, 무한 경쟁과 빈부 양극화 등 신자유주의의 폐해가 심각하고 공공복지가 실종되다시피 한 세상에서 살아가는 바로 지금 귀 기울이고 주목할 이유가 충분한 작품이다.

황혜림/서울독립영화제2013 집행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