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6프로젝트 “망각과 기억” – 자국
서울독립영화제2016 (제42회)
본선경쟁 단편
정일건 | 2016 | Documentary | Color | DCP | 27min 30sec
SYNOPSIS
안산시 와동, 선부동, 고잔동 일대에는 커다란 시간의 간극이 생겨났다. 수백 명 아이들의 공간에는 닿을 곳 없는 기억이 맴돌고, 가족들은 그 시간을 붙잡고 또 놓아주고 싶다.
DIRECTING INTENTION
세월호 유가족들은 돌아오지 못한 아이들의 기억을 껴안고 살아가지만, 아이들은 이미 그 곳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 안에서 내가 발견한 것은 우연히 나타난 기억과 닮음에 관한 것이었다. 아이들에 대한 기억을 모든 익명의 장소와 이름으로 바꾸고 싶었다.
FESTIVAL & AWARDS
2016 제16회 인디다큐페스티발
2016 제21회 서울인권영화제
2016 제03회 사람사는세상영화제
DIRECTOR
정일건
2006 < 대추리전쟁 >
STAFF
연출 정일건
제작 416연대 미디어위원회
촬영 정일건
편집 정일건
믹싱 정승완
출연 김미화, 양옥자 외
PROGRAM NOTE
상처란 무엇일까. 흔적도 없이 지운다는 연고 광고 마냥 ‘망각'해야만 하는 것일까. 아니면 무늬를 그리며 자라는 나이테처럼 ‘기억’되어야만 하는 것일까. 2년이 훌쩍 넘은 세월호 사고는 여전히 이 두 가지 선택을 종용한다. 한 선택은 일부러 노력하지 않아도 되는 일이지만 다른 하나는 그야말로 투쟁이다.
<416프로젝트 - 망각과 기억 ‘자국’>은 그 '기억'을 재현한 영화이다. 아이들을 기억하는 유가족들의 물기어린 목소리 위에 안산 일대 공간에서 채집된 장면들이 겹쳐진다. 등하교길 수없이 지나다녔을 낡은 문턱부터 아마도 아이들이 채웠음직한 벽면을 빼곡히 메운 낙서를 지나 교각 아래 휘갈겨 쓴 그래피티까지 우리는 수많은 자국들을 마주하게 된다. 그렇게 사라진 아이들에 대한 유족들의 기억과 여전히 남아있는 자국들을 보며 우리는 아이들이 바라봤을 하늘, 숨쉬었던 공기까지 고스란히 체험한다. 세월호, 단원고로 뭉뚱그려 호명되던 기사나 뉴스 너머 아이들의 모습이 구체화 되어 다가온다.
‘자국’이 남아야만 그 상처를 기억하고 보듬어 갈 수 있음을 곧 사라질 단원고 교실, 아이들의 발길이 무수히 닿아 까맣게 때가 앉은 벽을 비추며 카메라는 조용히 웅변하다. 그리고 이는 비록 우리가 쥐고 있는 증거가 작은 자국이라도 망각하지 말고 기억하자는 감독의 강력한 권유이기도 하다.
김정근 / 서울독립영화제2016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