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의 크리스마스
로컬시네마
이가홍 | 2023 | Fiction | Color | DCP | 30min (E)
SYNOPSIS
결혼을 앞둔 은수는 어린 시절 헤어진 아빠를 만나기 위해 강릉에 간다. 그리고 그 길에서 우연히 만난 택시 기사와 동행한다.
DIRECTING INTEN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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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STIVAL & AWARDS
2023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2023 제3회 성북청춘불패영화제
2023 히로시마국제영화제
DIRECTOR
이가홍
2018 그 새끼를 죽였어야 했는데
2021 네가 사랑한 것들을 기억할게
2022 광장
STAFF
연출 이가홍
제작 이춘우, 변정화
각본 이가홍
촬영 김진유
편집 김서영
조명 김진유
음악 권현정
미술 김영재, 이가홍
출연 김연교, 강길우, 임호경, 황남순
PROGRAM NOTE
<8월의 크리스마스>는 여름의 만남과 인연, 그리고 겨울에 다시 찾게 된 여름의 기억을 다룬 동명의 영화처럼, 계절 사이에 놓인 시간의 흐름을 도약하면서 통과하는 영화이다. 결혼식을 앞둔 은수는 다섯 살 이후로 보지 못한 아버지를 찾아 강릉에 도착한다. 그녀는 결혼 전에 아버지를 만나고 싶다. 아버지가 왜 엄마와 자신을 찾지 않았는지 원망을 담은 많은 질문들과 함께 그녀는 축복을 구하는 청첩장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 은수는 세 가족이 한때 바랄 것 없이 살았던 바닷가 철길 마을을 찾는다. 초록의 여름에 택시를 탔던 그녀는 바깥 세상에 갑자기 눈이 내리고 차가 움직이지 않는 상황에서도 제대로 택시 기사의 얼굴을 보지 않은 채 찾아야 할 아버지 생각에 골똘하다. 그리고 비로소 택시기사의 얼굴을 본다. 은수는 택시 안이 2002년 겨울이라는 것보다 제설을 기다리며 손님인 자신에게 컵라면을 건네주는 이 남자의 존재가 무엇을 설명하려고 하는지 찾아야 한다. IMF 시대, 이름도 모르는 남자에게 돈을 빌려준 채 부인과 딸을 서울로 보내고 5년째 혼자 택시를 집 삼아 살던 남자는 오늘도 돈을 갚지 않고 사라진 남자를 찾아 전단지를 붙이고 택시에 타는 손님들을 눈여겨본다. 시절은 어려웠고 혹독했으며 빌린 돈을 받아 다시 가족을 만나야겠다는 남자의 소망은 붙이고 또 붙여도 연락 없는 전단지처럼 성과 없는 노고만 요구하고 있다. 그래도 문득 지금에 속하지 않는 과거나 미래에서 어떤 전갈이 온다면 사실 그것은 내 소망의 일부가 이루어지는 순간이다. 누군가에게 불현듯 선물이라도 건네고 싶다면 누군가가 악수를 청하며 감사 인사를 해 온다면 그때 우리는 삶이 쓰라리더라도 붙잡을 만한 어떤 이유가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김미영 / 서울독립영화제2023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