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9일

서울독립영화제2015 (제41회)

본선경쟁 단편

정혜진 | 2015 | Fiction | Color | HD | 26min 9sec

SYNOPSIS

조용한 바닷가, 중년 여자는 평범하지만 특별한 하루를 시작한다. 중년 여자는 차례로 누군가를 찾아가고 오늘 그들에게는 약속이 있는 듯 보인다.

DIRECTING INTENTION

격렬하게 몰아치는 감정이 아니라 오래되어 무뎌졌지만 늘 내재되어 있는 감정에 대해 말하고 싶었다. 누군가를 향한 슬픔, 그리움, 사랑에 관한 감정들은 한 순간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사람처럼 시간과 함께 나이를 먹어가는 것이 아닐까? 중년 여자에게 찾아온 사랑은 그가 떠난 후에도 그 자리에 남아 바다처럼 고요하게 홀로 깊어가는 것이다.

FESTIVAL & AWARDS

2015 제14회 미쟝센단편영화제
2015제10회 대한민국 대학영화제

DIRECTOR
정혜진

정혜진

STAFF

연출 정혜진
제작투자 정인철 이미선
각본 정혜진
촬영 김예영
편집 김예영 정혜진
조명 김태영 정재훈 김찬우
사운드 조수희 최보경 송민정 송영제
출연 정행심 엄미화 강화숙
제작부 조원화 박정언 임동영
연출부 박호정 박예슬

PROGRAM NOTE

 
중년의 여자는 아침부터 분주하다. 집안일을 정리하고 목욕을 가고 시장에 들러 떡을 맞춘다. 그녀와 함께 또 다른 중년 여성들도 과일을 사고, 전을 부친다. 오늘 그녀들에게 특별한 누군가가 찾아오는 듯, 마중 준비를 하듯이. 진한 경상도 억양, 배가 드나드는 바닷가. 아마도 그녀들은 이곳에서 한날한시, 각자의 소중한 이를 함께 보낸 듯하다. 오래전 9월 9일. 그것이 언제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그저 기일임에도 TV를 보며 웃는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그녀들의 깊은 주름 사이로 오랜 시간이 지났음을 짐작한다. 짐작되는 시간 동안 매년 ‘오늘’에 모여 그리움과 상실감을 함께 살피어 왔을 그들. 살가운 농담과 웃음이 차곡차곡 위로로 쌓인다. 시간이 지나도 그들의 아픔은 쉽게 메워지지 않겠지만 내년 오늘에도 지금처럼 마주 앉아 공통의 아픔을 보듬을 것이다. 차분한 호흡으로 담담하게 담아낸 연출은 그녀들의 뒷모습을 더욱 단단해 보이게 하고 무언가를 잃었을 우리 각자의 아픔에도 위안을 보낸다. 

이지연/서울독립영화제2015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