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T OF LIFE

서울독립영화제2009 (제35회)

본선경쟁(단편)

임호경 | 2009|Fiction, Documentary, Experimental|Color|HD|52min

SYNOPSIS

2008년 6월, 내 친구 다다가 죽었다.

머리를 자를 수 밖에 없는 삶의 순간,

이것이 연기 인지, 행동 인지, 삶의 한 장 인건지 알 수 없는 채로, 중지할수도 없다다.

DIRECTING INTENTION

1년의 시간 동안 운명이 내게 제시하는 것들을 놓치지 말고 따라가보자.

FESTIVAL & AWARDS

2009 제9회 인디다큐페스티발
2009 제9회 서울뉴미디어페스티벌
2009 제10회 장애인영화제

DIRECTOR
임호경

임호경

2005 < 흔들리는 눈동자:saccades 1 >

2006 < 뒷모습 > 

2007 < 섬 > (공동연출)

STAFF

연출 임호경
각본 임호경
촬영 임호경, 정재근
편집 임호경
음향 임호경
드라마터그 송가진
출연 임호경, 손상규, 김성경, 이두원, 김남건, 강태영

PROGRAM NOTE

친구의 부재. 영화는 다다에게 작품을 헌정한다는 말로 시작한다. 곧 이어 다다가 자살했다는 사실을 전한다. 그의 흔적을 찾으려고 아파트 옥상에 올라가 보지만 이미 다다는 그곳에 없다. 그 순간 영화는 삶의 허무, 무의미함을 체득한 듯 긴 한숨을 뿜어낸다.
그 한숨을 상실감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사랑하는 자를 잃고 난 후의 깊은 비애와 탄식에 가깝다. 그러나 카메라는 다다의 존재를 잊은 양 현실로 눈을 돌린다. 카메라가 비추는 곳에 다다는 없지만 삶은 흘러가고 있다. 곧 이어 삶의 덧없음, 무의미한 행위들이 흘러가기 시작한다. 길거리의 행인들, 행위극을 하는 배우들, 아파트 건설현장의 인부들과 타워크레인까지, 모두 부단히 움직인다. 생명이 있든 없든 저마다 존재하는 양식을 가지고 있다. 또한 그것이 육체이든 기계이든 삶의 몸짓을 가지고 있다면, 세계의 일부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무의미해 보이는 행동들과 불연속적인 사건들은 하나의 서사를 갖추기 시작한다. 우연이 필연인양 가장하고 필연은 애써 우연인양 가장한다. 어디에도 진실은 없는 듯하다. 다큐멘터리처럼 촬영된 영상에는 가공되지 않은 순간, 작가의 의도가 개입할 수 없는 진실한 순간들이 담겨 있다. 이 영상위에 내레이터의 이야기가 덧대어 진다. 말하자면 영상 위에 언어를 콜라주하는 방식이다. 특이한 점은 내레이터가 구사하는 언어가 언뜻 불어같이 들리나 실상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언어라는 데 있다. 이러한 의도적인 연출은 작품을 탈영화화 한다. 특히 화면 속 인물이 카메라를 인식하는 순간 자아와 타자, 삶과 죽음, 장르의 경계, 영화의 안과 밖, 의식의 안과 밖의 구분이 느슨해진다. 삶의 순간을 있는 그대로 전하지 않고 의식의 개입시키고 해석을 가하기 때문에 이 영화를 다큐멘터리라고 말할 수 없다. 그러나 결핍과 맥락 없는 서사들 때문에 온전한 극영화라고도 할 수 없다. 존재하는 건 오로지 이미지와 감독의 의식뿐이다.

이도훈/서울독립영화제2009 관객심사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