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cation

서울독립영화제2025 (제51회)

강예은 | 2025 | Documentary, Experimental | Color+B/W | DCP | 67min (E) World Premiere

TIME TABLE
11.29(토) 11:30-12:37 CGV압구정(신관) ART1관 GV, G
12.1(월) 15:50-16:57 CGV압구정(신관) ART1관 E, G
12.3(수) 20:10-21:17 CGV압구정(신관) 4관 E, GV, G
SYNOPSIS

꿈과 결손, 수신인 없는 편지.

DIRECTING INTENTION

K에게.

FESTIVAL & AWARDS

World Premiere

DIRECTOR
강예은

강예은

2017 치치
2020 ㅅㄹ, ㅅㅇ, ㅅㄹ
2022 차가운 새들의 세계

STAFF

연출 강예은
제작 강예은
각본 강예은
촬영 강예은
편집 강예은
색보정 최세진
믹싱 최세진

PROGRAM NOTE

<Vacation>의 도입부에서 마주치게 되는 건 검은 화면과 흰 글씨다. 일련의 사운드가 장면에 공존하지만 글을 읊어 이해를 돕거나, 청각적 이미지로 교환하는 종류와 다르다. 표현 그대로 ‘읽기’를 요청하는 스크린 앞에서 관객은 이미지를 ‘볼’ 때와 같은 반응일까. 극장의 시간에 쫓겨 읽기가 중단되거나, 글을 곱씹는 일에서 제때 빠져나오지 못하는 일마저 영화 보기의 일환이 된다면 어떨까. ‘Vacation’으로 쓰고 [베이케이션] 하고 발음되며 ‘휴가’로 뜻풀이되는 제목의 이 영화는 동영상, 사진, 스틸 사진, 글, 소리 등을 동시다발적 질료로 삼아 단일한 형식으로 규정되길 거부하고 이해의 틀을 불안정하게 비튼다. 우리는 영화를 보고, 듣고, 읽고, 관찰하고, 사유하며 각종 기관을 곤두세우지만 어딘가 덩그러니 좌초되는 경험에 거듭 노출된다. 감독 스스로도 영화 내내 문득, 알 수 없는 이유로 “너”를 떠올리며 말을 건네는데 거기엔 짐작과 유예, 역설과 대조가 난무한다. 말은 가려던 길을 이탈하고 시간은 그렇게 착종을 일으키며 기억은 모호하게 뒤섞인다. 은 영화의 형식을 구성하는 내외부 물질들의 세계를 토대로 생물학적인 기관의 작동 체계를 형상화하고 탐색하려는 시도다. 아무것도 아닌 것을 무엇으로 의식할 수밖에 없는 이들을 위한 이야기. 남아 있는 것을 붙잡고 지나가는 시간의 영향마저 의연할 수 없는 예민하고 고독하며 얼마간의 슬픔이 늘상 내장된 영혼들의 대화다.

변해빈 / 영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