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묘

서울독립영화제2024 (제50회)

단편 쇼케이스

한혜현 | 2024 | Fiction | Color | DCP | 17min (E)

TIME TABLE
12.1(일) 17:40-19:05 CGV 청담씨네시티 3관(컴포트석) GV, 12
12.4(수) 13:00-14:25 CGV압구정(본관) 2관 GV, 12
SYNOPSIS

영숙은 송씨인 여동생이 남편의 성을 따라 김씨 가족묘에 묻히는 것이 거슬린다.

DIRECTING INTENTION

자매만의 가족묘를 만들고 싶었다.

FESTIVAL & AWARDS

2024 제16회 대단한단편영화제

DIRECTOR
한혜현

한혜현

2019 메이드인차이나메이드인차이나
2024 Missing Child

STAFF

연출 한혜현
제작 최은규
각본 한혜현
촬영 이종헌
편집 한혜현
조명 이종헌
음악 정의석
사운드 이다솜
출연 김자영, 김경희

PROGRAM NOTE

동생이 죽었다. 영숙(김자영)은 슬프기보다 분노가 치민다. 동생의 유골이 매제의 ‘가족묘’에 묻혀서다. 동생이 살아생전 영숙은 찜질방에서 둘만의 시간을 보내기를 즐겼다. 그때 가족묘와 관련해 동생은 “죽어서도 시어머니 옆이야.” 치를 떨었고, 영숙은 “죽어서도 시집살이네, 지겨워.” 학을 떼며 맞장구쳐 줬다. 막상 그게 현실이 되니 영숙은 마음속에 타오르는 화(火)를 주체할 수가 없다. 그래서 밤에 몰래 동생의 유골함을 파 와 찜질방을 찾았다. 카메라는 관 속에 갇혀 마땅한 자리를 찾지 못한 듯 영숙이 누운 모습을 불편하게 비춘다. 그러고 보니 찜질방 사우나실의 형태가 반원형의 무덤을 닮았다. 거기에 어두운 분위기로 일관하니 공포물을 보는 듯하다. 영숙이 느끼는 분노는 자신의 미래에 관한 공포이기도 하다. 송씨 성을 가진 동생이 김해 김씨의 묘에 묻힌 것처럼 자신 또한 원치 않아도 남편의 가족묘에 안치될 게 뻔해서다. 동생의 장례식을 마친 후 식사 자리에서 딸은 “이상하지 않아, 이모가 남의 집 묘에 묻히는 게.” 하자 영숙의 남편은 “그게 뭐가 이상해.”라며 당연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말하자면, 영숙은 남편 가문에 족쇄로 매여 움직이지 못하는 셈이다. 영숙이 찜질방을 자주 찾은 이유는 무릎이 아파서였다. 동생이 죽은 후 찾은 찜질방에서 영숙은 무릎 통증이 심해 제대로 걷지 못한다. 결국, 영숙은 무덤 같은 사우나실에서 주저앉고 만다. 영화는 그 장면에서 관 위에 흙을 뿌리듯 암전으로 막을 내린다.

허남웅 / 서울독립영화제2024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