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유니버스의 어떤 오류
서울독립영화제2020 (제46회)
단편 쇼케이스
박군제 | 2020 | Documentary, Experimental | Color | DCP | 14min 2sec (N)
SYNOPSIS
건설의 원리로 움직이는 이 우주에서, 버려졌거나 미완된 건축물/공간은 오류로 판정되며, 질서유지의 명목으로 디버깅되고 있다. 건설-유니버스의 원칙으로부터 도약하고자 오류를 일으켜 특이점을 발생시켰다. 방치된 채 다른 데이터가 씌워진 낙검자수용소의 사운드스케이프와, 이미지 에러를 얽힘 상태로 만들어, 버그/글리치 정보를 시공 밖으로 도약/표류시킨다.
DIRECTING INTENTION
거대한 공사들이 집행되고 있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방치된 공간들은 그대로 내려앉아 있다. 앞으로도 이럴 것이다. 어떤 원리와 원칙으로 진행되는 과정일까. 의도적으로 방기한 공간과 의도를 가지고 진행 중인 건설의 질료에, 의도적인 오류를 발생시켜 원칙을 전복시키고자 한다.
FESTIVAL & AWARDS
2020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
2020 제12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2020 제20회 전북독립영화제
DIRECTOR

박군제
2015 내동공간(來同空間), 남동공단
STAFF
연출 박군제
제작 류한준
촬영 이희상
사운드 류한준
음악 The Fucked Up Beat, audiotopsy
출연 김준홍, 이수빈
PROGRAM NOTE
건설은 무엇인가를 짓는 행위란 점에서 오류를 수정하는 디버깅과 유사하다. 영화는 건설 원리로 움직이는 우주에서 버려진 공간, 미완의 건축물의 이미지를 컴퓨터 프로그램 오류의 이미지와 교차시킨다. 전형적이지 않은 오류의 데이터들은 사운드스케이프에 따라 분할되고 반복되고 해체된다. 오류는 디버깅의 대상이 아니라 보편 원칙이 존재하는 유니버스를 탈주하여 새로운 질서를 만드는 도약처럼 느껴진다. 영화에서 끊임없이 부딪히는 이미지와 사운드의 변주는 무엇이 오류인가를 끊임없이 되묻는 것 같다. 누군가에게는 오류일 수 있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오류가 아닐 수 있는 모순은 낙검자 수용소의 이미지 속에서 재현된다. 초록의 산으로 둘러싸인 버려진 건물, 기지촌 여성들의 강제 성병 검사소였던 낙검자 수용소의 이미지는 건설 유니버스에 의해 잠식된다. 한국 사회의 건설을 대표하는 아파트 공사 현장, 고층 건물 위로 솟은 크레인의 기계적 형상들은 이제 더 이상 스크린 위에서 오류를 발생시키지 않는다. 실험영화 <건설 유니버스의 어떤 오류>의 사운드스케이프는 단순한 배경음이 아니라 인공적 소리와 자연적 소리의 충돌과 조합을 통해 독특한 공간적 이미지를 창출한다.
박채은 / 서울독립영화제2020 집행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