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도시
서울독립영화제2002 (제28회)
본선경쟁(장편)
홍형숙 | 2002 | 다큐멘터리 | DV | 6mm | C | 80min | 우수작품상 & 관객상
SYNOPSIS
재독(底)철학자 송두율 교수는 한국정부로부터 ‘간첩’혐의를 받고 있으며, 현재 입국금지상태다. 그런 그가 마침내 33년만의 귀향을 눈앞에 두고 있다. 분단시절 베를린의 별칭이었던 ‘경계도시(境界都市)’, 그리고 아직도 거미줄처럼 얽힌 레드 콤플렉스의 포위망 속에 있는 대한민국 수도 서울. 그는 과연 돌아올 수 있을까? 그리고 우리는 지구상의 마지막 경계도시에서 ‘거침없이’ 그를 맞을 수 있을 것인가?
DIRECTING INTENTION
2002년 10월, 송두율 교수는 재차 귀국을 시도했다. “공항에서 되돌아가는 한이 있어도 이번에는 입국하겠다.” 35년째 자신의 뜻과 무관하게 타향살이를 하고 있는 그의 각오는 결연했다. 그러나 관계당국의 반응에 초청 기관 스스로 초청을 취소하고 말았다. 초청 자체가 취소된 것은 처음 있는 일로, 송교수의 심경이 어떠했을지 감히 가늠조차 힘들다. 나이가 들수록 ‘타협’이라는 것에 익숙해지던 내가, 이번 사태를 지켜보면서 잠시라도 깊은 고통을 느끼는 것을 보면, 나 자신 아직은 희망이 있는가 싶기도 하다. 그가 민주화 세력에 통렬히 던진 “용기와 결단의 부족”이라는 화두를 스스로에게 던져보며, 바라건대 이 영화가 아직도 귀향하지 못한 많은 분들에게 작은 위로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FESTIVAL & AWARDS
2002 제7회 부산국제영화제 와이드앵글 상영작
2002 서울독립영화제 장편 부문 우수작품상, 관객상
DIRECTOR
홍형숙
STAFF
연출 홍형숙
제작 서울영상집단
촬영 강석필, 공미연
편집 권혁구
녹음 표용수
기획 강석필
PROGRAM NOTE
한국의 정보당국이 북한의 비밀 고위 노동당원이라고 지목하고 있는 재독(在獨) 철학자 송두율 교수. 한국의 암울했던 독재의 시기. 독일에서 민주화 투쟁과 민족에 대한 사색에 몰입했던 송교수는 이 혐의 때문에 결코 조국으로 돌아갈 수 없다. 이 영화는 33년만의 귀향을 시도하는 송교수의 여성을 제한된 공간에서 담아내고 있다. 벅찬 귀향을 앞두고 꾸려졌던 짐가방이 풀어헤쳐진 방의 옷가지와 짐들이 감정을 억제한 시선들을 받으며 차분하고 담담하게 지나간다. 동서 독일의 분단 시절 경계도시 베를린에서 어쩌면 마지막 경계인일지도 모르는 송교수의 좌절된 귀향에서 이념의 보이지 않는 철옹성을 체험한다. 우울한 베를린의 겨울에서 찬란한 민족의 봄을 기다리는 마음은 아직도 봄이기를 거부하는 조국에 안길 수 없었다.
안해룡 /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