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거기에 있었다

서울독립영화제2006 (제32회)

KT&G 상상마당 초청

한율 | 2005 | Fiction | DV | Color | 17min 23sec

SYNOPSIS

애인 사이인 경일과 지혜, 어느 날 경일의 집에 들른 지혜는 화장실에서 시체를 치우고 있는 경일을 발견한다. 자신이 죽인 것이 아니라는 경일의 말에 지혜는 경찰에 신고하려 하지만 경일은 자신과 함께 시체를 치우고 없었던 일로 하자며 오히려 지혜를 말린다. 경일의 의심스러운 행동에 지혜는 경일을 경계하고 이 모습을 본 경일은 오히려 자신의 집을 방문한 지혜를 범인으로 지목한다. 결국 둘은 서로의 치부를 들춰내며 극으로 치닫는데...

DIRECTING INTENTION

애인의 집에 우연히 갔는데 그가 피범벅이 된 시체와 함께 있을 때 사람들은 과연 피 묻은 애인의 손을 잡아주며 시체를 같이 치워주는가 아니면 공범이 되지 않으려 하는가? 이런 궁금증에서 영화는 시작되었습니다. 그래서 애인사이지만 자신의 결백을 위해 서로의 치부를 들춰내는 이기적인 주인공들을 통해 이성과 본성의 경계, 그리고 신뢰에 균열이 생기면 그동안 쌓아왔던 속도보다 비교도 안 되게 빠르게 무너져버리는 모습을 보여줌으로 믿음과 신뢰에 대한 이야기를 말하고 싶었습니다.

FESTIVAL & AWARDS

2005 KT&G 상상마당 단편영화 부문 9월 우수작
2005 KT&G 2005 상상마당 AWARDS 단편영화 부문 은상
2006 JVC 도쿄 비디오 페스티벌 2006 (TVF 2006) 가작

DIRECTOR
한율

한율

1999 <쏘가리>

2000 <순대>

STAFF

연출 한 율
제작 한 율
각본 YF TEAM
촬영 한 율
편집 한 율
조연출 서금석
조명 정필영
미술 이은진
음악 표건수
음향 오병주
출연 임지혜, 김경일, 오병주, 정필영 ,이현욱 ,서금석, 홍정민

PROGRAM NOTE

사건과 사건 사이, 기발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영화는 그 우연함 속에서 영화가 시작된다. 애인사이로 보여 지는 두 인물은 우연히 집안에 놓여져 있는 시체로 인하여 서로가 알지 못했던 혹은 알면서도 애써 묻어두었던 과거를 회상하게 된다. <그냥 거기에 있었다>는 그 과거에 대한 답변이다.

무심한 듯 한 느낌의 제목처럼, 두 주인공의 관계도 무관심 혹은 어떠한 신뢰도 보여 지지 않는 관계이다. 과거 지혜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경일은 단지 지켜보고만 있었다. 그러한 관계의 모습은 오프닝의 - 사랑하는 연인의 모습 - 과는 정반대의 모습이다. 어떤 모습이 진실이냐에 상관없이, 보여 지는 둘의 관계는 허상처럼 보인다. 또한 서로가 믿지 못하는 상황 속에서 ‘그냥 거기에 있었던 시체’는 다양한 인물들의 상황을 코믹하게 그려낸다. 그 속에서 주위의 사건들은 얽히고 설킨다.

한율 감독은 공포영화와 스릴러 영화의 장르적 특성을 차용함으로써 복합적인 인물들 사이의 심리묘사를 돋보이게 그려낸다. 그렇게 <그냥 거기에 있었다>는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끝까지 긴장과 흥미를 놓지 않고 마지막 순간까지도 반전을 준비한다. 그러나 이 익숙한 이야기구조 속에서 보여 지는 것은 결코 흥미 뿐만은 아니다. 우연한 사건에 놓여 진 극단적인 상황에서 보여 지는 인간 사이의 관계에 대해 묻는다. 

이현희 / 한국독립영화협회 사무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