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전설

서울독립영화제2015 (제41회)

특별초청 단편

김태용 | 2015 | Fiction | Color | DCP | 27min

SYNOPSIS

엄마가 없어졌다는 전화에 급히 아들과 제주로 내려온 유진. 밤새도록 엄마는 소식이 없는데 그다음 날 마당에 야생곰이 나타나서 자신이 엄마라고 이야기한다.

DIRECTING INTENTION

물질하다 바다 속에서 사라진 해녀들은 곰이 되어 한라산에 살고 있다는 이야기를 생각해내고 나름 기뻤다. 해녀 할머니들에게 그 이야기를 해드렸는데 그닥 재미있어하진 않으셨다. 완성된 영화를 보시면, 그래도 나름 재미있네라고 말씀해주시면 좋을 텐데….

FESTIVAL & AWARDS

2015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 와이드앵글 부문
2015 제11회 제주영화제 초청

DIRECTOR
김태용

김태용

1999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공동연출

2003 <이공을 받아줘> 

2005 <온 더 로드, 투> 

2006 <가족의 탄생> 

2008 <시선 1318 달리는 차은> 

2011 <만추> 

2012 <그녀의 연기>

STAFF

연출 김태용
제작 박관수
프로듀서 이승복, 김형민
각본 김태용, 민예지
촬영 박홍열
편집 성수아
음악 손성제
녹음 안복남
믹싱 홍예영
미술 김희수
출연 최강희, 김은희

PROGRAM NOTE

 
바다에서 사라진 해녀가 곰이 되어 산으로 간다는 뜻밖의 상상. 그녀들의 전설이 새롭게 탄생하는 순간이다. 제주는 역사와 풍습, 자연과 언어 모두가 특별한 섬이다. 우뚝 솟은 산을 둘러싸고 펼쳐진 바다는 신비한 이야기를 대대로 품어 왔다. 제주의 여성으로 대표되는 해녀 이야기도 그중 하나. 약사인 유진은 어느 날 해녀인 엄마가 바다에서 실종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황급히 집을 찾는다. 빈집에서 엄마를 기다려보지만, 여느 때처럼 쉬이 돌아오지 않는다. 한잠을 자고 났을까? 꿈인지 생시인지, 집에 커다란 곰이 나타난다. 채 놀라기도 전 웬걸 이번엔 곰이 엄마의 말을 하는 것이 아닌가. 이제 곰으로 변해버린 엄마는 술 마시고 노래하고 춤추며 딸과의 마지막 시간을 보낸다. 물질을 멈추고 나서야, 비로소 제주가 참으로 아름답다고 고백하는 그녀, 어머니로부터 처음 물질을 배웠던 바다 앞에서 삶을 추억하며 자부심과 그리움을 되새긴다. 애틋하고 단단한 여성들의 연대기가 잔잔한 파도처럼 밀려온다. <그녀의 전설>은 죽음의 그늘이 짙게 드리워진 작품이지만, 결코 슬픔에 허우적대지 않는다. 춤과 노래, 퍼포먼스는 한바탕 축제처럼 망자의 삶을 멋지게 위로한다. 살아선 해녀로 죽어선 곰이 되었으니, 유진의 ‘어멍’은 삶과 죽음을 넘어 언제나 전설일 터이다. 엄마의 자리를 대신한 곰의 출연은 제주의 실사 바다, 토속적 색채와 어우러져 기이하면서도 정감 어린 판타지를 완성케 한다. 멋진 시나리오와 연기, 특수효과와 음악, 사라져가는 제주 사투리를 비롯한 여러 요소가 빛나는 작품.

김동현/서울독립영화제2015 집행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