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 웨이브

서울독립영화제2012 (제38회)

해외초청: 응답하라 99%

알리 사마디 아하디 | Germany, Iran | 2010 | Documentary | Color | HD | 80min

SYNOPSIS

녹색은 희망의 색이고, 이슬람교의 색이다. 그리고 이란에서 ‘녹색혁명’의 상징적인 인물로 떠오르게 된 미르 호세인 무사비 대통령 후보의 지지자들을 상징하는 색이었다. 일대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 예상됐던 2009년 대통령 선거에서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극단적 보수 성향의 마흐무드 아흐마디네자드가 당선되자 부정 선거 의혹을 제기하는 시민들의 시위가 이어졌고, 정부와 군은 폭력적인 강경 진압으로 대응했다. 구타, 총격, 체포와 납치 등 개인의 휴대폰과 카메라를 통해 목격, 촬영된 영상과 인터뷰, 페이스북, 트위터, 블로그에 공개됐던 자료 및 애니메이션 등으로 재구성한 이란의 ‘녹색혁명’의 연대기이자 자유를 위해 죽음을 불사한 이들에 대한 추모를 담은 다큐멘터리.

FESTIVAL & AWARDS

2011 암스테르담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2011 제8회 EBS국제다큐영화제

DIRECTOR
알리 사마디 아하디

알리 사마디 아하디

1992 < Leipziger Allerlei >

1996 < Geburtstag mit der Omi >
1998 < Goodbye Matze >
2003 < Culture Clan >
2004 < Lost Children >
2009 < Salami Aleikum >
2010 < Iran: Elections 2009 >
STAFF

감독 Ali SAMADI AHADI
각본 Ali SAMADI AHADI
제작 Jan KRUEGER, Oliver STOLTZ
편집 Barbara TOENNIESHEN, Andreas MENN
미술 Ali SOOZANDEH
그림 Ali Reza DARVISH
음악 Ali N. ASKIN
출연 Pegah FERYDONI, Navid AKHAVAN

PROGRAM NOTE

2009년 이란의 대통령 선거는 국민들에게 가슴 뛰는 희망을 안겨 줬다. 강압적인 마흐무드 아흐마디네자드 정권에 대한 반발이 고조된 가운데 미르 호세인 무사비 대통령 후보에 대한 지지도가 대폭 상승하면서 변화가 예고됐기 때문이다. 유세장과 거리는 무사비의 지지자들과 그들을 상징하는 녹색의 물결로 넘쳐났고, 표현의 자유가 억압된 분위기 속에 침묵해 왔던 사람들은 축제처럼 선거의 분위기를 즐겼다. 어느 때보다 투표 열기가 뜨거웠던 6월 12일, 부정 선거 의혹이 불거지면서 압승이 예상됐던 무사비가 아닌 아흐마디네자드 대통령의 재선이 발표되기 전까지는 말이다. <그린 웨이브>는 2009년 이란의 대통령 선거 및 부정 선거 의혹과 함께 잇달아 벌어진 대규모 시위, 정부의 무자비한 폭력 진압으로 유혈 참사를 낳았던 ‘녹색 혁명’의 연대기를 담은 작품이다. 거리로 나선 시위대는 물론 무고한 어린 아이들까지 공권력의 칼과 총에 피를 흘리며 쓰러지고, 구타, 납치, 감금, 고문, 살해가 서슴없이 자행된 선거 이후의 정국은 변화를 향한 희망을 가장 처참한 절망으로 바꿔 놓았다. “젊은이들의 피가 거리를 물들이는데도 저들은 기도나 할 뿐인 ‘여기’는 어디인가? 시민들이 범죄자나 쓰레기 취급을 받는 ‘여기’는 어디인가?” 보이스 오버로 들리는 한 여성의 탄식은 듣는 이조차 망연자실하게 한다. 혹자는 “무력을 총동원해 국민을 사냥했다.”고 표현하는 당시의 상황에 대한 기록은 대부분 사람들이 현장에서 찍은 휴대폰 카메라 영상과 블로그, 트위터 등에 올린 글들이다. 재독 이란인인 알리 사마디 아하디 감독은 이미 벌어진 이 사태를 영화로 알릴 방법을 고심한 끝에 ‘움직이는 만화’ 스타일의 애니메이션을 택했다. 블로그에서 접한 실제 경험담을 남녀 학생으로 설정한 두 가상 캐릭터의 이야기로 재창조하면서, 강간과 살해 등 끔찍한 가혹 행위가 벌어진 카흐리자크 교도소 내부나 상부의 명령에 따라 시민들을 살해했다는 한 민병대원의 고백처럼 사진과 영상 기록이 없는 정황까지를 알리 레자 다비쉬의 강렬한 그림체로 담아낸 것이다. 애니메이션과 현장 영상,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시린 에바디를 필두로 인권운동가, 언론인 등 당시를 기억하는 이들의 인터뷰를 결합해 ‘녹색 혁명’을 재구성한 <그린 웨이브>는, 아직은 미완이지만 이란인들의 가슴에서 사라지지 않을 민주주의의 꿈을 되새기게 하는 수작이다.

황혜림/서울독립영화제2012 집행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