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그런 사람 아니에요
서울독립영화제2006 (제32회)
본선경쟁(중편)
이승영 | 2006 | Fiction | Beta | Color |26min
SYNOPSIS
‘그래도 난 괜찮은 사람 중 한 명’이라는 생각이 날 살아갈 수 있게 한다.
이런 생각을 방해하는 것들은 수정하고 삭제한다.
DIRECTING INTENTION
작은 거짓말들이 만들어내는 커다란 진실.
FESTIVAL & AWARDS
2006 부산아시아단편영화제
제2회 홍콩 인디판다국제단편영화제
DIRECTOR

이승영
2004 <선풍기>
STAFF
연출 이승영
제작 이호
각본 이승영
촬영 고낙선
편집 이승영
조명 류준영
미술 차보미
음향 남연경
출연 박성일, 박소영, 정서연
음악 이봉렬
PROGRAM NOTE
이 영화를 사악한 한 인간에 대한 묘사가 아니라 보편적인 인간에 대한 묘사로 봐야할 것이다. 영화에 등장하는 그 인물보다는 내가 조금은 더 착하고 나은 사람이라고 자부하는 자라 할지라도 영화를 보는 동안에
약간의 찔림은 경험하게 될 것이다. 이것은 구체적인 사건에 대한 공감에 의해서가 아니라, 순간순간의 상황에서 그 인물이 둘러대는 말을 들을 때 그 심리상태가 매우 잘 이해된다는 측면에서 그렇다. 꼭 그런 극적인 상황이 아니라도, 우리는 사소한 일상에서 그와 유사한
말과 행동을 해왔던 것인지도 모른다.
미숙한 한 인간이 자신의 신변에 위협이 생기자 자신을 건사하기 위해 자신의 정체성을 부정문으로 드러내기
시작한다. “나 그런 사람 아니”라는 이 부정문은 나는 어떤 사람이다,
라는 긍정문이 아니기에 성숙해지기 위해서는 훨씬 더 먼 길을 돌아가야 할 것이다. 일견
위선적이고 영악스럽게까지 보이는 그의 마지막 행동에 왠지 모를 연민의 정이 느껴지기도 하는 것은 왜일까? 홉스는
인간의 동정심에 대해, 타인의 불행이 자신에게도 일어날 가능성이 있을 경우에만 우리가 갖게 되는 감정이라고
말했는데, 우리가 그에게 약간의 동정심이라도 느꼈다면 이 영화가 그만큼 충분한 공감을 이루어냈다는 얘기다.
이정수 / 서울독립영화제2006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