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인 송즈

서울독립영화제2008 (제34회)

해외초청

마이클 윈터버텀 | UK|2004|Fiction|Color|35mm|71min

SYNOPSIS

젊은 빙하학자인 매트는 자신의 연인인 리사와의 사랑을 생각하며, 광대하고 고요한 얼음의 땅 남극에 대한 꿈을 키운다. 그들은 런던 브리스톤 아카데미의 황량한 음악 홀에서 한 록 콘서트에서 처음만나 뜨거운 밤을 보낸다. 수 개월이 넘는 시간동안 , 그들은 아홉 개의 라이브 음악의 대척점에 숨겨진 피할 수 없는 성적 욕망에 사로잡힌다.

FESTIVAL & AWARDS

제6회 유럽영화제 (2005)

DIRECTOR
마이클 윈터버텀

마이클 윈터버텀

1996, <쥬드>
1997, <웰컴 투 사라예보>
1998, <광끼>
2002, <24시간 파티하는 사람들> <인 디스 월드>
2004, <코드 46>
2006, <나인 송즈>
2006, <관타나모로 가는 길>
2007, <마이티 하트>
2008, <제노바>
STAFF
PROGRAM NOTE

“결국 이 손가락만은 여자의 감촉으로 여전히 젖은 채, 자신을 먼데 있는 여자에게로 끌어당기는 것 같군... 문득 그 손가락으로 유리창에 선을 긋자, 거기에 여자의 한쪽 눈이 또렷이 떠오르는 것이었다”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설국]에 나오는 한 구절. 문제적 감독인 Michael Winterbottom의 오프닝은 이렇게 시작한다. 연인과 헤어진 남자는 남극을 비행하고, 비행하는 그의 주변에 유일하게 공존하는 건 차가운 눈, 빙하 그리고 바람 소리뿐이다. 오프닝의 사운드 지극히 건조하다. 남자는 빙하를 가로지르고 극한 추위를 지나치며 뜨거운 고백을 시작하는데 그 고백은 추상적이지 않고, 지극히 구체적이다. 고백은 마음이 아니라 물질로서 말해진다. “내가 리사를 생각할 때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은 구름도 아니고..그녀가 어디출신이지, 무슨 말을 했는지도 아니고..단지, 날 갈구하는 그녀의 맨살..” 그리고 바로 이어지는 숏트는 어두운 화면속의 섹스와 거친 숨소리. 37년의 일본작가와 2005년도의 영국감독이 시공간을 넘어 일치하는 사랑의 어떤 본질적인 형태. 2005년, 영국개봉당시 는 18세이상 관람가를 받았고 영국등급심의위원회는 어떠한 제재도 가하지 않았다. 흥미로운 이 영국감독이 말하길, “섹스를 실제로 하지 않은 영화의 섹스씬은 속임수이다”. 아집과도 같은 이 감독의 말은 영화 내적으로 포장되지 않은 현실적인 섹스에 대한 묘사로 이어진다. 클로즈업으로 보여지는 그와 그녀의 성기, 육체적 대화, 오럴섹스. 육체를 둘러싸고 있는 무미건조한 사운드. 개인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의 섹스는 관람객에 시야의 은밀한 쾌락을 허용하지 않는다. 이곳의 섹스는 오히려 ‘있는 그대로를 너무 자주 보여줘서’ 타인의 섹스를 훔쳐보고 있다는 역치 이상의 자극을 주지 못한다. 는 한국에서 개봉을 못했고, 간간히 유럽영화제 같은 프로그램에서 소개가 되었다. 칸영화제 시사때는 포르노 논란을 일으켰고, 영국평단의 반응도 그와 비슷했지만, 중요한건 포르노 논란을 불러일으킬만한 기회는 있었다는 것이다. 우리에겐, 이 영화가 지루한 60분짜리 포르노라고 욕할만한 장소와 시간이 결코 허용되지 않았다. 이 영화를 관람한 네티즌이 말하길, “준 포르노 ㅋ ㅋ , 개봉하면 예술이네 외설이네 하겠지. 근데 난 모르겠어. 그런 거 관심 없고 재미있게 보긴 했어”. 는 9번의 공연이 나오며, 그 공연은 섹스만큼 실제상황이고, Elbow와 Michael Nyman같은 완전소중한 공연도 포함되어 있으며, 짧고 간결하고 뜨겁고 차가운 감정이 묘하게 공존하는 문제적 감독의 영화이다.

이유림/영화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