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가

서울독립영화제2008 (제34회)

장편경쟁

윤덕현 | 2008|Documentary|Color|DV|88min

SYNOPSIS

이른바 개방농정 시대, 쏟아져 들어오는 수입농산물과 농업을 천대시하는 정책 속에서 오랫동안 이땅을 지켜온 농민들의 삶은 쌓여가는 부채와 위기감으로 인해 나날이 고단해지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현실 맞서 농업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오랫동안 활동해온 농민들의 자생 조직 농민회가 있다. 영화에서는 지난 2007년 초 한미FTA 협상이 타결된 이래 1년여 동안, 경남 사천시 농민회의 주요 개별 인물들의 삶과 농민회 활동 모습이 그려진다. 학생운동가 출신으로 농민운동을 하고 있는 김윤진씨, 농민회 회장 최왕의씨, 바닷가 마을 통장을 맡고 있는 이창은 씨 등 사천시 농민회를 이끌어가고 있는 몇몇 인물들의 삶의 이야기들과 씨를 뿌리고 작물을 거두는 1년간의 농경일정, 그리고 그 고단한 삶 속에서 그들을 위기로 내모는 현실에 맞서 줄기차게 싸워나가는 모습을 통해 오늘날 농민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되새겨보고자 한다.

DIRECTING INTENTION

한미 FTA 투쟁 당시 짧은 뉴스릴 타입의 작품들을 많이 찍다가, 단편적인 뉴스보다는 실제 피해를 받는 당사자들의 이야기를 카메라에 담고 싶었다. 경남 사천 소농들의 삶에 보다 깊이 파고들어가기 위해 사천시 농민회 주요 인물들의 주요 농경일정과 생활 모습, 투쟁 모습을 시간의 흐름을 축으로 삼아 밀착 취재하고자 했다.

FESTIVAL & AWARDS

2008 13회 부산국제영화제

DIRECTOR
윤덕현

윤덕현

2006 <장마, 거리에서>
2006 <화해를 위한 시작, 진실>
2007 <개방의 미래>
2007 <카네이션과 삼베수건>

STAFF

연출 윤덕현
제작 고영재
각본 윤덕현
조연출 이예지
촬영 윤덕현
편집 윤덕현, 이예지
조명 윤덕현
음향 윤덕현
출연 김윤진 외

PROGRAM NOTE

신자유주의세계화는 농민들의 삶을 서서히 붕괴시키고 있다. 신자유주의 개방정책에 맞선 소농들의 저항은 애초부터 게임의 룰이 적용될 리 없다. 일방적인 개방정책으로 이 땅의 농민들은 고스란히 고통을 감내하며 살아왔다. 이 작품은 한미FTA저지 범국민 운동본부의 활동을 치열하게 해온 사천농민회원의 모습을 따라가면서 농촌의 실상과 농민의 어려움을 1년 동안 함께한 감독의 진지한 시선으로 담아내고 있다. 제주도 앞바다를 헤엄쳐 협상단이 묵고 있는 호텔 앞 기습시위를 벌였지만 경찰저지선에 막혀버린 시위대는 결국 해질녘에 철수 했다. 그 안에서 철수를 결정한 조직과 강행을 요구한 회원간의 미묘한 갈등이 화면에 잡힌다. 이 영화는 이렇게 시작되었고 번번이 공권력에 막혀버린 농민회의 시위모습이 간간히 보인다. 그 사이를 메우고 있는 농민회원들의 지역 활동을 한사람 한사람을 쫓아가며 보여준다. 땅을 지키고 있는 사람들의 고단한 이야기를 통해 300백만 농민들의 처한 상황을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다. 농촌과 농민의 삶이 처한 위기감을 전하는 이 작품에 우리들의 시선이 너무나 무뎌져 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안타까움을 전하려는 감독의 시선이 곳곳에서 느껴진다. 그래서 회원들 내면의 이야기가 좀 더 치밀하게 접근했으면, 강기갑의원운동과정과 당선으로 마무리되어져 농촌의 현실이 가려지는 듯한 느낌과, 그동안 열심히 활동해왔던 여성회원이 딸기농사를 그만두고 농민회를 정리하게 된 부분도 더 들어갔으면 하는 바람이 생긴다. 하지만 지역농민들의 삶을 내부속으로 들어가 담아낸다는 것은 녹록지 않은 작업임에도 불구하고 어려운 상황에서 농사를 짓고 아름의 대안을 위해 활동하는 지역농민들에 대한 애정과 농촌의 상황이 어떻게 변해야 할지 우리 모두의 삶과 직결된 문제임을 작품은 놓치지 않고 담아내고 있다.

김태일/서울독립영화제2008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