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꺼풀
서울독립영화제2015 (제41회)
특별초청 장편
오멸 | 2015 | Fiction | Color | DCP | 84min
SYNOPSIS
깊고 푸른 바다 위의 외딴 섬. 한 노인이 살고 있다.
그는 풀을 베고 물질을 하며 조용히 살아간다. 필요한 것이 있으면 만들어 쓰고, 바다로부터 떠밀려온 물건들 중에 쓸 만한 것을 주워 쓰는 게 그의 일상이다.
그리고 전화가 온다.
바다로부터 섬 전체를 울리는 한 통의 전화가 올 때마다 노인은 절구에 쌀을 찧어 떡을 만든다.
하루는 섬에 낚시꾼이 찾아와, 노인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깊은 바다로 들어가 낚시를 했다. 며칠 뒤, 어김없이 전화가 오고 노인은 낚시꾼에게 떡을 만들어 주었다.
매번 겪는 일이지만, 노인에게 떡을 만드는 일은 쉽지가 않다.
그러한 일상의 나날 중,
어느날 바다에 큰 폭풍이 몰아치고 커다란 굉음이 들리기 시작한다.
DIRECTING INTENTION
본 작품의 연출의도는 연출자의 의도에 따라 표기하지 않습니다.
FESTIVAL & AWARDS
2015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 감독조합상, CJ아트하우스 배급상
2015 제15회 전북독립영화제 상영 예정
DIRECTOR

오멸
2003 <립스틱 짙게 바르고>
STAFF
연출 오멸
제작 자파리필름
각본 오멸
촬영 오멸, 성민철
편집 오멸
조명 오멸, 성민철
음악 정채웅
미술 오멸
출연 문석범, 이상희, 성민철, 강희, 이지훈
PROGRAM NOTE
어느 섬에 한 노인이 살고 있다. 이 섬은 산 자와 죽은 자가 만나는 장소이고, 바다에서 죽은 자를 극락으로 인도하기 위해 씻김굿이 벌어지는 공간이다. 노인은 떡을 만들어 망자들을 대접하는 일을 하고, 자연의 법칙과 인간의 질서 사이에서 자연으로 돌아가는 길을 지키며 참선한다. 그런데 섬에서 이상한 일들이 벌어진다. 바다에서 빨간 캐리어 가방과 버려진 보트가 발견되고, 전화벨이 계속 울리는가 하면, 바다 건너에서 사이렌이 울려 퍼지기도 한다. 그리고 떡을 찧는 절구지가 망가져 떡을 만들어 망자들을 배웅할 수 없는 상황이 된다. 또한 섬에서 어린 소년 소녀들이 모습이 보이기도 한다. 자파리필름의 오멸 감독이 만든 <눈꺼풀>은 고립된 섬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통해 세월호를 기억하고 애도한다. 영화는 자연 풍광의 광활함과 숭고함을, 그리고 인간의 시각으로는 포착되지 않는 다양한 생명체의 움직임을 근접한 거리에서 담아내며, 진실이 밝혀지지 않은 죽음을 대하는 인간의 고통과 슬픔 그리고 비통한 감정을 담아낸다. 이것은 영화만이 아니라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적 차원의 감정이다. 이런 면에서 <눈꺼풀>은 세월호 희생자들에 대한 애도의 행위이다. 그리고 이들을 잊지 않고 기억하겠다는 다짐이다. 또한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그리고 그 진실이 밝혀진 후에도 여전히 이들을 잊지 않고 기억하겠다는 약속이다.
최혁규/문화사회연구소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