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지, 우리가 잠시 머무는 곳

서울독립영화제2025 (제51회)

왕민철 | 2025 | Documentary | Color | DCP | 113min (E)

TIME TABLE
11.29(토) 20:00-21:53 CGV 청담씨네시티 프리미엄관 E, GV, 12
12.2(화) 17:00-18:53 CGV압구정(본관) 2관 E, GV, 12
SYNOPSIS

자신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존재를 돌본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반려동물과는 달리 사람에게 곁을 주지 않는 야생 동물을 돌보기 위해 희생을 감내하며 시골의 산골짜기에서 젊은 날을 보내는 것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단지, 우리가 잠시 머무는 곳〉은 태어나서 지금껏 1평 남짓의 철창 안에서 살고 있는 사육 곰에 관한 이야기이자 그곳에서 일하는 네 여성에 관한 이야기이다.

DIRECTING INTENTION

<단지, 우리가 잠시 머무는 곳>은 사육곰 생츄어리를 만들고 운영해 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강원도 화천의 한 농장에서 삶의 터전을 일구는 네 명의 젊은 여성 활동가들의 일상을 조명함으로써, 환경 및 동물 복지라는 거시적 담론 이면에 자리한 개개인의 헌신과 고뇌를 보여 주고 싶었다.

FESTIVAL & AWARDS

2025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다큐멘터리 관객상
2025 제8회 서울동물영화제

DIRECTOR
왕민철

왕민철

2018 동물, 원
2022 생츄어리

STAFF

연출 왕민철
제작 김일권
촬영 조영천
편집 안지환
음악 이건희
출연 강지윤, 김민재, 도지예, 조아라, 최태규, 이세림, 구시연

PROGRAM NOTE

자연으로 돌아갈 수 없는 야생동물을 위한 보호 시설 생츄어리. 왕민철 감독은 어디로도 쉬이 갈 수 없고, 있는 그곳에서조차 생존을 위협받는 생츄어리의 동물들과 그런 동물들을 돌보는 사람들에 관한 지속적인 관심을 영화로 옮겨 왔다. 청주동물원의 동물들, 수의사와 사육사들에 관한 <동물, 원>(2018), 야생동물구조센터 사람들의 이야기인 <생츄어리>(2022)에 이어 이번에는 반달가슴곰 생츄어리를 주목한다. 강원도 화천에서 곰 농장을 생츄어리로 탈바꿈하려는 ‘프로젝트 문 베어’의 구성원들. 그 가운데서도 영화는 특히나 비슷한 또래의 네 명의 여성 곰 돌봄 활동가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 그들이 생츄어리에서 보내온 무수한 나날, 반복되고 지속되는 매일의 노동, 일상의 많은 부분을 공유하며 얻은 미더운 동료애와 우정, 생츄어리 활동에 대한 저마다의 생각과 입장, 그들 사이의 공통분모와 차이를 읽을 수 있다. 곰들 곁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곰들의 사연을 짐작하고, 곰들이 있기에 가능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공명한다. <단지, 우리가 잠시 머무는 곳>이라는 제목이 말해 주듯, 임시적이고 잠정적인 존재는 비단 곰들뿐만 아니라 그곳의 사람들 역시 마찬가지다. 단지 지금 할 수 있는 것을 하며, 머무는 그 순간만큼은 충만하길. 그 시간이 자신의 세계를 확장하고, 새로운 삶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일이 되길 바라면서.

정지혜 / 영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