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도 말고 덜도 말고

서울독립영화제2013 (제39회)

특별초청(단편)

임오정 | 2013 | Fiction | Color | HD | 31min 37sec

SYNOPSIS

수능시험을 얼마 남기지 않고 찾아온 추석 연휴, 열아홉 살 권오윤은 도둑맞은 물건을 찾기 위해 친구들과 함께 빈 독서실을 뒤지기로 한다.

DIRECTING INTENTION

불안이 방향성을 잃고 겁먹은 마음이 비겁해질 때, 그럴 때 하게 되는 다짐.

FESTIVAL & AWARDS

2013 제14회 전주국제영화제
2013 제18회 인디포럼
2013 제12회 미쟝센단편영화제
2013 제7회 대단한단편영화제
2013 제1회 추석필름페스티벌
2013 제7회 여성인권영화제
2013 제37회 상파울루국제영화제

DIRECTOR
임오정

임오정

2007 <누보로망을 위하여>
2009 <거짓말>
STAFF

연출 임오정
제작 이상민, 최강훈, 송지혜
각본 임오정
촬영 김태수
편집 최경윤
조명 전영석, 오건영
미술 고봉진
음악 강민석
출연 이유진, 박소담, 신우희, 정슬기, 임성미, 정은경, 이채은

PROGRAM NOTE

수능을 목전에 둔 고3 여고생 오윤은 아끼던 아이팟을 잃어버린다. 항상 들리던 음악이 사라지자 애써 무시하던 소음들이 들리기 시작하고 그로 인해 불길한 생각을 떨치기 힘들어진 오윤은 아이팟을 찾기 위해 나선다. 여기에 오윤의 친구들이 가세하며, 기향이 유력한 용의자로 떠오른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는 진학이라는 유일한 목표 하나에 모든 것을 저당 잡힌 청소년들의 삶을 보여 준다. 불확실한 미래와 목표 달성에 대한 불안감은 각종 미신과 징크스들에 삶의 감각을 내주게 마련인데, 이 영화는 그러한 불안과 기복의 메커니즘을 잘 보여 준다. 수능을 얼마 남겨 두지 않은 상황에서도 아이팟 찾기에 강박적으로 몰두하고, 독서실에 나타난 벌레를 죽이지 않고 내보내려 애쓰고, 어젯밤에 꾼 꿈이 길몽인지 흉몽인지에 예민해 하며, 달을 향해 기도를 하기도 한다. 급기야 소녀들은 불안함과 불길함의 감각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희생양을 만드는데, 그것은 인류의 역사에서 그래 왔듯 폭력이 수반되는 제의다. 희생양에 대한 단죄는 항상 정의의 이름으로 이루어지고 그 정의는 진실에 기반한 것이 아니라 다수에 의해 보장된다. 때문에 범죄자로 몰리고 폭력의 제물이 된 피해자가 자신의 무고함을 알고 있는 가해자에게 사과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으로 이어진다. 이것을 철없는 여고생만의 낯설고 예외적인 해프닝이라고 하기엔 현재 우리들의 주변에서 너무나도 익숙한 풍경이라는 것이 슬프다.

장훈/영화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