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락(刀時樂)

서울독립영화제2006 (제32회)

장편경쟁

여명준 | 2006 | Fiction | DV | B&W, Color | 84min 24sec

SYNOPSIS

영화 속 대한민국은 지금과 모든 것이 동일하다. 그러나 한가지 결투가 허용된다.
평범한 회사원인 유영빈은 사내에서 고문관으로 알려져있지만 결투에서는 엄청난 실력을 가진 베테랑이다. 그러나 거듭되는 수라의 길에 염증을 느끼고 있다.
유영빈은 친구인 진운광의 도장을 찾았다가 최본국이라는 비호감 고등학생을 만나게 되는데,
본국에게서 옛날 자신의 모습을 본 영빈은 본국에게 점차 마음을 연다.
그러던 어느날 결투를 금지하는 법안이 발표되고, 아버지의 복수를 갚기위해 최본국은 진운광의 신분을 위장하여 결투에 나간다. 하지만 결투에서 맞닥뜨린 사람은 유영빈... 최본국은 유영빈의 손에 죽음을 맞는다. 뒤늦게 도착하여 본국의 죽음을 목격한 진운광은 절규하며 영빈에게 달려들지만 경찰의 총에 쓰러져 저지당한다. 결투법 금지가 시행되고 난 후 유영빈의 사무실로 한 장의 결투장이 배달된다. 옥상으로 올라온 유영빈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DIRECTING INTENTION

주업야련(晝業夜練)으로 2년넘게 도장을 다니면서 느낀 점은 사회인으로서의 ‘나’와 도장에서 수련하는 검사(劍士)로서의 ‘나’와의 괴리가 상당하다는 것이었다. 남들과 다르지 않고 모나지 않게 이 대한민국이라는 사회에 맞춰 사는 것과, 한낱 쓸데없는 칼부림으로 여겨지는 검술을 익히는 것은 마치 지킬박사와 하이드씨같은 이중생활이다. 이러한 개인적인 경험에 ‘결투’라는 터부시되는 설정을 가미시켜 두 세계를 합쳐보았다.
현대 대한민국이라는 거대한 무림(武林)을 배경으로, 칼이라는 복수의 도구가 내뿜는 살기와 야만으로의 유혹과 그것을 억누르고 도(道)를 추구해야하는 인간의 의지와 화해를 영화 속에 담고 싶었다.

FESTIVAL & AWARDS

Premiere

DIRECTOR
여명준

여명준

2003 <의리적무투(義理的武鬪)>

STAFF

연출 여명준
제작 여명준
각본 여명준
촬영 장인우 외
편집 여명준
조명 정재환
미술 여명준
음향 이승엽
출연 이상홍, 유재욱, 여명준
의상 김안나

PROGRAM NOTE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도시에서 무협 영화에서처럼 결투가 이루어진다면? 상상만으로도 재미를 기대하게 된다. 이런 흥미로운 상상력이 <도시락>에서 펼쳐진다. 영화는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도시에서 칼을 들고 결투를 한다. 무패의 전적을 이루는 유영관은 정당하다고는 하지만 상대를 죽이는 결투와 그로 인해 복수의 고리가 생기는 결투에 지친다. 그러다 결투가 금지되고, 금지되기 전 마지막 결투에서 또다른 복수를 낳게 된다. 영화는 이렇게 복수의 고리를 무는 무협영화의 형식을 가져온다. 하지만 서울 한복판 도시에서 긴 칼을 들고 벌어지는 대결은 흥미로운 매력을 만들어 낸다. 또한 <도시락>의 액션은 날것으로 벌어지는 무도로써 볼거리를 제공한다. 특수효과에 수 십대의 카메라로 찍은 화려한 액션 장면은 없지만, 배우들의 날것 그대로의 액션은 그 어떤 장면보다도 긴장감 있고 유려한 움직임을 볼 수 있다. 도심 한가운데서 벌어지는 무협의 색다른 경험과 사이사이의 유머를 <도시락>에서 만날 수 있다.

함주리 / 서울독립영화제2006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