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 제너레이션

서울독립영화제2004 (제30회)

독립장편특별전

노동석 | 2004 | Fiction |35mm | Color | 85min

SYNOPSIS

창백한 젊음... 재경과 병석.
병석은 카드 대출을 받아 산 비디오카메라를 들고 재경을 찍고, 강아지를 찍고, 새벽에 운동하는 사람들을 찍고... 그렇게 찍은 것들로 무언가를 하고 싶지만, 병석에게 허락되는 것은 남의 결혼식 비디오뿐이다.
한편, 카드빚을 해결하기 위해 일자리를 찾아 나선 재경은 사채사무실에 취업을 하게 되는데...

DIRECTING INTENTION

시간을 바라보는 것은 항상 많은 용기를 필요로 한다.
소유격 my는 내게 남아있는 세상 혹은 사람들에 대한 애정 표시이다.

FESTIVAL & AWARDS

CJ-CGV 디지털장편영화 제작지원작
제9회 부산국제영화제 뉴커런츠 부문 초청
제5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영화 부분 초청
인디포럼 2004 초청

DIRECTOR
노동석

노동석

1999 <터널>
2001 <초롱과 나> 
2003 <나무들이 봤어> 
STAFF

연 출/각 본 노동석
제 작 김향화, 김효관
촬 영 이선영
조 명 이선영
편 집 노동석
사운드믹싱 표용수
미 술 노동석
음 악 권세영
출 연 김병석, 유재경, 최성진, 김요한

PROGRAM NOTE

세간의 격찬대로 이것은 비루하고 꽉 막힌 청춘에 대한 꾸밈없는, 그러나 세심한 애정이 배인 자화상이다. 그러나 이렇게 말하는 것으로는 충분치 않다. <마이 제너레이션>은 난해한 개념어나 자의적인 철학적?정치적 사색을 상정하지 않고서도 자본과 영화와의 관계를 탐구한 보기 드문 성과이기 때문이다. 만약 신자유주의의 마법에 영화적으로 저항하는 길이 게릴라적인 경박함이나 현학적인 치기뿐이고 그것들이 최근 저예산 독립영화의 트렌드임을 알고 절망한 관객들에게 이 작품은 위안과 희망을 안겨준다. 노골적인 미학적 파격이라곤 찾아보기 힘든 건조하고 차분한 시선, 자유분방함도 반항도 선동도 결여된 주인공들, 이 영화가 보여주는 ‘우리 시대’는 이것들의 표면을 고집스럽게 관찰한 결과들이다. 이 답답하게 탈색된 흑백의 화면 언저리에서, 오늘날 우리의 삶과 시청각적 경험의 이면인 자본이 얼굴을 내민다. 자본은 고정된 실체를 띠지 않으며, 움직이면서 스스로를 조직한다. 병석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재경은 교환의 마법에 미혹되어 부채라는 바이러스에 감염된다. 부채의 네트워크에 접속하는 길은 컴퓨터가 네트의 바다에서 바이러스에 접촉되는 만큼이나 가깝고도 잠재적이다. 그러기에 병석과 재경의 위기는 그들의 통상적인 만남과 가끔의 장난, 나른한 한때만큼이나 너무나 자연스럽게 찾아든다. ‘삼백만원’은 이 바이러스의 치명성을 알려주는 바로미터다. 난관에 대한 뾰족한 돌파구나 현실에 대한 총체적 인식이 결여된 그들에게 ‘삼백만원’은 치사량이나 다름없다. 더구나 그들에게는 바이러스의 위험성을 경고해주는 매뉴얼이나 이를 치료할 수 있는 백신도 없다. 자본이 초래한 위기는 바로 자본을 통해 해결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영화의 후반부는 주인공들이 부채를 해결하는 과정을 이미지-자본의 네트워크로 확장시킨다. 재경이 카드깡의 미로에 빠져들 때 금은방에서 그를 포착하는 감시 카메라의 시선, 병석이 빚을 내면서까지 구입한 카메라를 또 다른 빚을 갚기 위해 팔아버리는 일련의 과정이 바로 그것이다. 최종적으로 감독은 이미지-자본의 악순환 속에서 영화제작의 어려움과 목표가 무엇인지를 고백하고자 한다.? 디지털 영화의 장점으로 회자되는 ‘저예산’의 하부구조를 철저히 인식하면서 이미지-자본의 투망에 희망의 틈새를 찾아냄으로써 그렇게 한다. 카메라를 되찾은 병석이 재경의 슬픔을 카메라를 끄고 바라보아야 하듯. 김지훈 영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