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라 노체

서울독립영화제2014 (제40회)

해외초청

구스 반 산트 | USA | 1986 | Fiction | Color+B&W | 35mm | 78min

SYNOPSIS

오리건주 포틀랜드의 변두리, 작은 편의점에서 일하는 청년 월트는 멕시코인 불법 체류자인 조니에게 한눈에 반한다. 하지만 조니는 영어를 한마디도 못 하는데다가 월트에겐 관심조차 없다. 어떻게든 조니와 가까워지고 싶은 월트는 조니의 친구 로베르토에게 접근한다. 월터 커티스의 자전적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

FESTIVAL & AWARDS

1988 토리노 국제 게이 & 레즈비언 영화제
2006 칸영화제

DIRECTOR
구스 반 산트

구스 반 산트

1989 < Drugstore Cowboy >

1991 < My Own Private Idaho >
1993 < Even Cowgirls Get the Blues >
1995 < To Die For >
1997 < Good Will Hunting >
1998 < Psycho >
2000 < Finding Forrester >
2002 < Gerry >
2003 < Elephant >
2005 < Last Days >
2007 < Paranoid Park >
2008 < Milk >
2011 < Restless >
2012 < Promised Land >

STAFF

연출 Gus VAN SANT
제작 Gus VAN SANT
촬영 John J. Campbell
편집 Gus VAN SANT

PROGRAM NOTE

구스 반 산트의 장편 데뷔작인 <말라 노체>는, 매끄러운 서사의 전개보다는 순간순간 스쳐지나가는 감각의 영화적 형상화에 더 집중하는 그의 연출 스타일의 원형을 잘 보여주는 영화다. 불법 체류자인 상대의 신분을 이용하여 돈을 주고서라도 그와 ‘나쁜 잠’을 자고 싶어 하는 백인 남자, 상대의 감정을 알면서도 적당한 거리를 두면서 현실적으로 그를 이용하려고만 하는 멕시코 출신의 소년. 영화는 이 두 남자 사이의 어긋나고 불가능한 사랑에 대해 어떤 도덕적 판단이나 심판도 내리려 하지 않는다. 단지, 인종과 섹슈얼리티의 차이라는 이중의 벽을 사이에 둔 두 남자 사이에 흐르는 ‘불안’의 정서를, 때로는 가까이에서 또 때로는 거리를 두고 포착해서 보여주고 있을 뿐이다. 그렇다고 이 영화가 그 정서를 슬프지만 아름다운 어떤 것으로 낭만화하고 있다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주인공 월터의 내레이션, 그 쓸쓸함과 냉소적인 거리두기가 공존하는 내레이션이 그 낭만화를
허용하지 않는다. 불안하고 낯선 정서를 감각적으로 물질화하되, 그것을 낭만적 소비의 대상이 아니라 윤리적 질문과 성찰의 대상으로 만들어가는 것, 이것이 구스 반 산트의 영화이고, 그 출발점에 <말라 노체>가있다.

변성찬/영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