멧돼지 잡기

서울독립영화제2020 (제46회)

장편 쇼케이스

이장원 | 2020 | Fiction | Color | DCP | 61min 53sec

SYNOPSIS

한적한 시골 마을, 학교를 땡땡이치고 멧돼지 사냥용 덫을 만들고 있던 4명의 학생들은 뜬금없이 나타난 연쇄살인마에게 발견되어 하루 동안의 생존을 건 추격전을 벌이게 된다.

DIRECTING INTENTION

어린 시절 나는 친구들과 모험을 떠나는 것이 꿈이었다. 벌써 고등학생이 되어 어린 시절의 삶과는 많은 부분이 달라져 있지만 지금이나마 영화를 통해 그런 모험의 낭만을 겪어 보고 싶었고, 그 흥미진진한 여정이 주는 재미를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었다.

FESTIVAL & AWARDS

2020 제20회 대한민국국제청소년영화제

DIRECTOR
이장원

이장원

2018 로봇을 피해 탈출하라

2019 대한민국 하이틴 옴니버스
2019 이장원의 단편영화 제작기 

 

STAFF

연출 이장원
제작 이장원
각본 이장원
촬영 이장원, 이용길, 백종우, 홍진욱, 김현우
편집 이장원, 김현우, 박지수
조명 이장원
음악 임한이
미술 이장원, 임한이
애니메이션 고승모, 이민호, 김현우, 이장원, 김승준
음향 고승모, 이민호, 김현우, 이장원, 김승준
출연 조재윤, 이장원, 임한이, 백종우, 이웅표, 서성임, 홍석연

PROGRAM NOTE

솔직히 처음에 이 영화는 보는 이를 난감하게 만든다. 인물들의 연기는 거칠고 그들의 캐릭터와 대화에서 영화가 보여 주고자 하는 이야기를 짐작하긴 어려우며 장면 구성은 조잡하다. 시골 마을, 수업을 땡땡이친 친구 넷이 멧돼지 덫을 만들다 연쇄 살인마에게 쫓기게 된다는, 더없이 뜬금없고 엉뚱한 시놉시스처럼 <멧돼지 잡기>의 첫인상은 대책 없다. 그러나 ‘대책 없음’이 이 영화의 상상력을 추동하고 대범하게 밀어붙이는 독창적 힘이라는 사실을 깨닫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물리적 한계를 돌파하는 빛나는 아이디어들, 그 아이디어를 주눅 들지 않은 리듬과 동선으로 실현해 내고 마는 추진력, 과감하고 감각적인 편집, 무엇보다 장르영화에 대한 깊은 동경과 애정이 좌충우돌하며 비상한 에너지를 내뿜는다. 스릴러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총격신과 추격신에서 이 영화가 조악한 장비들로 제한된 현장을 흥미진진하고 긴장감 넘치는 놀이터로 전환하는 태도와 역량은 기성 영화들의 타성과 관습화된 화법에 통쾌한 한 방을 날린다. 우리는 영화가 자본과 기술 이전에 놀이라는 것, 공통의 거창한 목적으로 모인 이들의 고상한 협업이기 전에 진흙탕에서 뒹굴며 놀듯 온 힘을 다해 함께 운동하는 유희라는 것을 <멧돼지 잡기>를 통해 신나게 느끼고 새삼 진지하게 생각하게 된다. 이 영화의 미래가 궁금하다.

남다은 / 서울독립영화제2020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