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독립영화제2002 (제28회)

본선경쟁(단편)

김남기 | 2002 | 드라마 | 16mm | C | 23min

SYNOPSIS

길은 길이가 모르는 과거를 가지고 있는 할머니와 그녀를 수치스러워하는 아버지와 살고 있다. 치매와 중풍으로 고생해온 할머니는 자꾸만 벌거벗은 채로 집 앞 버스정류장에 나가 뭔가를 기다리고, 아버지는 그런 할머니를 집에 가두려고만 한다. 갇힌 할머니는 피가 나도록 자신의 성기를 문지른다. 어느날 아버지는 할머니와 길의 목까지 조른다. 깨어난 길은 할머니의 비밀을 알게 되는데....

DIRECTING INTENTION

거기엔 중심이 없다. 가족도 이데올로기도 역사에 빚진 상처도 없다. 파편만이 가득하다. 정리할 수 없는, 아니 이상하게 정돈되는 파편들. 나는 우리가 물리적으로 볼 수 없는 할머니, 아니 의도적으로 우리 삶에서 제거된 할머니를 생각한다. 그녀의 파편인 우리를 생각한다. 거기엔 삶도 죽음도 없다. 무시된 존재로서가 아닌 존재보다 더 절실한 파편으로 거기에 서서 우리를 바라보는 우리가 있다. 그리고 ‘나’라는 파편은 측량할 수 없는 심연을 소유한 파편인 한 위안부 할머니의 죽음의 기술을 감히 그린다. 갈리고 찢긴 나라에서 나의 갈라지고 찢겨진 가슴으로 갈리고 찢겨진 삶과 죽음을 초상한다.

DIRECTOR

김남기

 

STAF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