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가장 위험한 사나이

서울독립영화제2011 (제37회)

해외초청

주디스 에리치, 릭 골드스미스 | USA l 2009 l Documentary l Beta l Color l 90 min

SYNOPSIS

미국 정부의 뛰어난 베트남전쟁 전략가인 대니엘 엘스버그는 1971년에 이 전쟁에서 미국의 역할이 수십년 간의 거짓말에 기반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는 7천여 장의 최고기밀 서류를 뉴욕타임즈에 누출시켰다. 이것은 양심에 의한 행위였고, 직접적으로 닉슨 대통령의 사임과 베트남에서의 미국 전쟁에 종지부를 찍게 한, 워터게이트를 야기하게 된다. 엘스버그와 다른 정치권과 언론계의 인물들은 이러한 세계의 변화하는 사건들에 대한 관심을 끄는 언급을 하게 된다.
이 영화는 미국 언론의 자유에 따르는 의무와 책임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이 영화는 어떻게 한 개인이 국가의 정책에 자유롭게 질문할 수 있는가를 보여준다.

DIRECTOR
주디스 에리치, 릭 골드스미스

주디스 에리치, 릭 골드스미스

주디스 에리치
2000 < The Good War and Those Who Refused to Fight It > 
2009 < The Most Dangerous Man in America: Daniel Ellsberg and the Pentagon Papers >  
릭 골드스미스
1996 < Tell the Truth and Run: George Seldes and the American Press > 
2001 < Everyday Heroes > 
2009 < The Most Dangerous Man in America: Daniel Ellsberg and the Pentagon Papers > 
STAFF
PROGRAM NOTE

1971년 ‘미국에서 가장 위험한 남자’였던 대니엘 엘스버그는 2009년에 만들어진 이 영화에서 아주 담담하게 자신의 행동을 회고한다. 자신의 역사적 행동에 대한 설명 속에는 자신의 젊은 날들이 고스란히 들어가 있다. 그의 말투 속에는 어떠한 과장도 감정도 배제되어 있는 듯 하다. 그는 이제 온전히 이 역사적 사건을 정리할 수 있는 세월을 보낸 것이다. 베트남 전쟁을 겪었고 이 위험한 남자와 함께 닉슨의 사임을 지켜보았던 동시대의 인물들도, 함께 이 역사를 설명하며 천천히 엘스버그의 행동에 대한 언급을 이어간다.
이 다큐멘터리를 구성하고 있는 가장 많은 부분은 ‘미국에서 가장 위험한 남자’의 인터뷰이다. 그리고 이 남자와 이 남자의 행동을 둘러싼 사람들의 인터뷰가 함께 이루어져 있다. 인터뷰와 함께 보이는 이미지들 역시 그 인터뷰를 둘러싼 자료화면과 사진들로 배치되어 있다. 여기에 하나 더, 우리는 이 다큐멘터리 속에서 재연 장면을 자주 확인하게 된다. 아니, 이 영화의 시작에서부터 이 재연 장면이 함께 한다. 다큐멘터리에서 재연은 언어적 서술만으로 주제의 정황과 역사적 맥락을 표현하기 힘들 때 사용된다. 이 재연을 둘러싸고 다큐멘터리의 사실성과 창조성에 대한 논의가 있을 수 있지만, 영화로서의 다큐멘터리적 창조성은 이 영화에서 진실을 향해 가는 하나의 과정으로서 설명 가능할 것이다. 이 영화에서 역시 진실을 폭로하는 과정에서의 가장 결정적이었던 장면이 재연으로 구성된다. 엘스버그가 비밀문서를 복사하는 재연 장면은 극적 긴장을 제공한다. 엘스버그의 아들과 딸이 함께 복사를 하고 가위로 ‘탑 시크릿’이라는 글씨를 잘라내는 장면에 삽입된 짧은 삽화식 애니메이션은 극적 재미까지 더한다. 우리가 이 재연 장면을 볼 때 엘스버그의 목소리는 더 이상 인터뷰의 일부인 것이 아니라, 그 과정을 설명하는 훌륭한 내레이션이다. 그렇게 이 다큐멘터리 드라마는 탄생하였다. 엘스버그가 진실을 폭로하기 위한 일련의 과정들은 이 영화 속에서 하나의 드라마가 된다. 이러한 방식으로 이 역사적 사건은 2000년대의 새로운 관객들에게 친근하게 다가선다.
이 영화는 전쟁과 평화, 국가의 지위와 역할, 언론의 역할 등을 언급하면서, 나아가 현재 우리가 우리의 역사를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생각하게 해준다. 지금도 미국 뉴욕시의 월가(Wall Street)에서는 시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서울광장에서 역시 매일 밤 집회가 열린다. 늘 언제나 그렇듯이, ‘지금’이 진실을 이야기할 때이다.

김수현/ 번역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