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완의 여행길로 떠나다

서울독립영화제2018 (제44회)

특별단편

현우민 | 2017 | Fiction | Color | DCP | 26min 49sec (K)

SYNOPSIS

1930년대, 대일본제국시대에 일본에서 비행사를 꿈꿨던 박경원이라는 한국인 여성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촬영 스태프들은 한국 부산에서 오사카, 기후, 시즈오카로 여행을 떠난다. 박경원의 발자취를 추적하는 K라는 한국인 여성의 로드무비 부분과 촬영 스태프의 기록을 통해, 영상을 통한 이동, 마이그레이션을 탐색한다.

DIRECTING INTENTION

이 작품은 한국인 여성 비행사 박경원의 "미완성으로 끝난 비행"에서 출발한다. 일본의 지배를 받던 1933년 당시, "과거의 조국"으로 비행을 떠나 결국 실패로 끝나게 된 그녀의 여행길을 촬영팀과 함께 더듬어 가며, 작품 제작을 통해, 과거의 이동 (migration)을 현재의 시점과 어떻게 연결할 것인가라는 주제를 탐구한다.

DIRECTOR
현우민

현우민

2010 < to-la-ga >

2011 < NO PLACE LIKE HOMELAND >

2016 < OHAMANA >

2016 < Akita National Language Education Institute >

 

STAFF

연출 현우민
제작 시마모토 루이, 현우민
각본 현우민
촬영 이상철
편집 현우민
음향 후지구치 료타
메이크업 무토 루이
통역 강민형
출연 김꽃비, 아다치 토모미츠

PROGRAM NOTE

후세대로서, 재일조선인 1세의 기억을 어떻게 볼 수 있을 것인가? <미완의 여행길로 떠나다>는 이 질문에 대한 영화적 대답이다. 현우민의 전작 <오하마나>에서 감독 개인의 공명을 시도했다면 본 작품에서는 보다 큰 범위에서 (박경원으로 대표되는) 재일조선인 1세 여성사의 구축과 트라우마의 전승을 시도한다. 이를 위해 영화는 몇 가지 실험을 수행한다. 주인공 K는 일본 오사카로 이동하기 위해 배에 탑승한다. 다르게 말해 이동의 감각을 ‘체화’한다. 국가의 경계를 횡단하는 가장 물리적인 체험이다. 재일조선인의 정착 후 형성된 코리아타운에 방문 하기도 하고 가상의 비행 시뮬레이션에 임하기도 한다. 그리고 여성으로서 K는 박경원의 이동 일지를 직접 소리 내어 읽기도 한다. K는 크게 두 가지 체험을 병행한다. 하나는 한국인으 로서 초국가적 이동을 경험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한국인 여성으로서 박경원의 기억을 활성화하는 것이다. 이러한 K의 수행에 <미완의 여행길로 떠나다>는 다음과 같이 응답한다. 박 경원의 위령비 앞에서 시제가 없는 비행기 소리를 재생한다(이는 <오하마나>가 서사를 마무리하는 방식과 유사하다). 이렇게 영화는 동시대 한국인 여성의 퍼포먼스와 매체적 장치와 실 험을 통해 디아스포라 1세와 마주한다. 추가로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이 여정 안에서 끊임없이 새어나왔던 감독 자신의 질문하기다. 재일조선인 3세인 그는 끊임없이 한국인에게, 일본인에게, 재일조선인에게, 그리고 경계인에게 이동의 기억을 묻고 있다. 이주와 이동은 세대를 걸쳐 변주하며 반복된다.

임종우 / 한국독립영화협회 비평분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