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불어오는 곳

서울독립영화제2008 (제34회)

장편초청

이마리오 | 2008ⅠDocumentaryⅠColorⅠHDⅠ95min

SYNOPSIS

17년 전 <원진별곡>으로 다큐멘터리를 시작한 김태일은 5년 전 ‘우리쌀 지키기 100일 걷기대회’에서 만났던 해남의 농민약국 약사들을 찾아가 <농민약국>을 만들고 있다. 그리고 김태일과 함께 2008년을 살아가고 있는 독립영화인들이 있다.
2002년 한국독립영화협회 사무국 활동을 시작하여 어느덧 한독협 사무국장이 된 이지연. 1년 전 휴식을 위해 전 재산을 털어 딸 수림이와 함께 필리핀으로 떠났다가 <쇼킹패밀리>의 개봉과 차기작 <레드 마리아> 작업을 위해 돌아온 경순. 다큐멘터리, 극영화, 뮤직비디오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충무로 장편영화 준비와 강의로 바쁜 날을 보내고 있는 최진성. 이제 막 날개를 펼치고 훨훨 날 준비를 마친 <불을 지펴라>의 이종필. 그리고 이들을 정동진 독립영화제로 불러 모으는 강릉 시네마떼끄의 박광수. 그리고 뜨거웠던 광화문 네거리가 있다.

DIRECTING INTENTION

이 다큐멘터리는 한국독립영화협회 10주년을 맞이하여 기획된 작품으로 '독립영화인들은 어떻게 살아가고 생활하고 있으며, 그 삶속에 독립영화는 어떻게 위치 지워지고 있을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인 동시에 독립영화와 독립영화인, 그 삶의 정치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들의 꿈을 통해 영화를 보는 이들이 현실을 다시 되돌아보고, 자신이 잊고 지냈던 꿈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FESTIVAL & AWARDS

제13회 부산국제영화제 (2008)

DIRECTOR
이마리오

이마리오

2001 <주민등록증을 찢어라!>

2003 <미친 시간>

2006 <불타는 필름의 연대기> 총연출

2008 <바람이 불어오는 곳>  

STAFF

연출 이마리오
제작 한국독립영화협회
각본 주현숙
촬영 공미연, 최성훈
편집 이마리오
조명 선환영
미술 사운드
믹싱 표용수
출연 김태일, 이지연, 경순, 최진성, 박광수,이종필

PROGRAM NOTE

한국독립영화 협회 10주년. 그 길고도 험난했던 독립영화의 역사를 되새김하기 위한 기념비 같은 영화로 이마리오 감독의 총 연출아래 6명의 독립영화인을 취재한 다큐멘터리다. 정동진 독립영화제 프로그래머 박광수, 한국독립영화협회 사무국장 이지연, 독립영화 감독 김태일, 경순, 최진성, 이종필이 인터뷰이이자 영화의 주인공으로 출연한다. 이 작품은 독립영화에 관한 영화라는 점에서 10년 전 만들어진 홍효숙 감독의 <변방에서 중심으로>와 짝패를 이룰만한 작품이다. 전자가 상업영화와 제도권의 변방에 위치한 독립영화인들의 혈기를 담은 영화였다면, <바람이 불어오는 곳>은 전자보다는 유순하고, 살가운 맛이 있는 작품이다. 인터뷰어와 인터뷰이의 사적인 관계가 전제되어 있기 때문에 인터뷰자체도 자유분방하고 부드럽다. 영화 속 여섯 명의 주인공들은 독립영화인이기 이전에 대한민국의 시국을 걱정하는 시민이며, 이제 막 서른에 접어든 사회인이며, 앞으로의 진로를 걱정하는 학생이다. 그리하여 이 영화는 독립영화인들의 ‘얼굴’에 관한 영화로 나아간다. 그들은 어제처럼 오늘도, 기사도로 무장하여 각박한 세상과 냉혹한 영화계와 맞서 싸우는 돈키호테와 닮아 있다. 하지만 겉으로는 투사처럼 보이는 이들에게도 가슴 한편에는 낭만이 숨 쉬고 있다. 영화 한 편을 만드는 일이 곧 혁명이라고 말하는 경순의 말에는 어딘가 모를 절박함과 투지가, 자신의 작업을 길에 비유하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커다란 장벽을 만나는 것 같다는 김태일 감독의 말에는 다큐멘터리 감독으로 살아온 그의 반평생과 연륜이 느껴진다. 젊은 감독 최진성과 이종필은 독립영화와 상업영화의 경계가 점점 희미해져 가는 오늘날, 독립영화계가 맞부딪치고 있는 문제가 무엇인지를 가늠해보게 한다. 때로는 상투적인 말이 심금을 울릴 때가 있다. “똑똑하고 이기적이지 않은 어른이 되고 싶다”는 이지연의 말에는 순박함이 묻어 있다. 그리고 이 영화의 가장 멋진 대사는 농담처럼 뱉은 박광수의 말이 아닐까 싶다. “독립영화를 보는 일은 삶의 질과 연관이 있다”는 그의 말은 독립영화의 존재론에 관한 가장 간명한 대답이다. 누군가의 말처럼 예술은 그것에 봉사하는 사람의 얼굴에 공상적이고 지적인 모험의 흔적을 각인해 준다고 한다. <바람이 불어오는 곳>은 독립영화의 흔적을 보여주는 영화다.

이도훈/서울독립영화제2008 관객심사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