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해로외전

서울독립영화제2010 (제36회)

본선경쟁(단편)

강진아 | 2009|Fiction|Color|HD|30min19sc

SYNOPSIS

2009년 1월 17일 새벽3시. 혁근은 차경을 기다리고 있었다.
2009년 6월 17일 새벽3시. 여전히 혁근은 차경을 기다리고만 있다.
그런 혁근을 아는지 모르는지 차경은 코끼리로 태어나고 싶다고 한다.

DIRECTING INTENTION

아직 혁근은 알지 못합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수많은 고통의 이유가 모두 자신이 만들어 낸 것임을. 타인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그 의도된 슬픔에서 벗어나 상실 자체를 현실로 받아들이게 될 때, 저는 혁근이 후회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시절도 있었다고. 온몸을 다해 싸웠다고 자신을 토닥일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 끝에 떠난 차경에 대한 예의를 잃지 않는다면 더없이 기쁠 것 같습니다.

FESTIVAL & AWARDS

2009 제14회 부산국제영화제
2010 제15회 인디포럼
2010 제9회 미장센단편영화제
2010 제11회 대구단편영화제
2010 제6회 인디판다국제단편영화제
2010 제8회 블라디보스톡 아시아태평양영화제

DIRECTOR
강진아

강진아

2004 <팡팡퀴즈쇼 커플예선전>

2008 <네쌍둥이 자살>

STAFF

연출 강진아
제작 오채진
각본 강진아
촬영 민준원
편집 강진아
조명 한민철
미술 김정희
믹싱 스튜디오 210
음악 고진영
출연 이종필, 김예리, 유형근

PROGRAM NOTE

아르바이트를 끝내고 혁근을 만나러 가던 차경은 차가운 새벽 자동차 사고로 죽고 만다. 차경의죽음이 자신의 탓이라 생각하는 혁근은 ‘괜찮지 않은’ 현실에 홀로 놓여진다. 판타지 형식을 취한 <백년해로외전>은 사랑하던 연인의 죽음으로 고통의 시간을 맞게 된 그와 그녀(이젠 현실에부재한)의 연애담이다. 차경은 혁근의 미안함과 그리움을 아는지 모르는지 연신 웃으며 재잘거리고 그런 그녀를 측은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혁근을 되레 나무란다. 하지만 정작 모르는 건 혁근이다. 그녀가 부재한 현실과 환상을 구분하지 못하고 자신이 만들어낸 고통 속에 정지한 혁근에 대한 차경의 아련한 마음을. 영화는 연애담인 동시에 상실의 버거움을 현실로 온전히 대면하기까지 견뎌내는 혁근의 성장담이기도 하다. 죽음이라는 소재를 판타지로 풀어낸 <백년해로외전>은 감독의 전작 <네쌍둥이자살>에서 보여준 감각적인 구성과 이종필과 김예리라는 배우를 만난 사랑스러운 캐릭터들로 무겁지 않게 빚어진다. 감독의 이러한 연출은 주제와 맞닿아울림을 이끌어내고 있다. 영화는 ‘괜찮지 않던’ 시절을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인, 또 받아들여야 하는 우리들을 위해 애틋한 응원을 보낸다.

이지연 / 한국독립협회 사무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