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레들
서울독립영화제2025 (제51회)
이하람 | 2025 | Experimental | Color | DCP | 9min (N)
TIME TABLE
| 11.29(토) | 24:00-05:39 (익일) | CGV압구정(신관) 4관 | 15 |
| 11.30(일) | 14:20-15:36 | CGV 청담씨네시티 3관(컴포트석) | GV, 12 |
| 12.2(화) | 11:00-12:16 | CGV압구정(신관) 4관 | GV, 12 |
SYNOPSIS
어느 집에 사람들이 모여 각자의 할 일을 한다. 각자의 임무가 끝나 갈 무렵 엄마로 추정되는 여자는 결심을 한다.
DIRECTING INTENTION
어렴풋이 떠오른 기억이 진실처럼 다가올 때 카프카를 찾았다.
FESTIVAL & AWARDS
2025 제12회 목포국도1호선독립영화제
2025 제27회 부산독립영화제
DIRECTOR
이하람
2022 기행
2023 흙으로 돌아가리라
2024 뭐그런거지
2025 벌레들
STAFF
연출 이하람
제작 이하람
각본 이하람
촬영 이하람
조명 이하람
음악 이하람
미술 이하람
출연 김시윤, 김한솔, 권설후, 윤혜영, 이하람
PROGRAM NOTE
영화의 끝에서 이야기가 어디서 기인하는지 확인하고 나면 질문의 방향을 수정하게 된다. <벌레들>은 고전 스릴러 영화를 연상하게 하는 음악과 도입부를 통해 시차를 조율하며 시작한다. 사각사각 꿈틀거리는 오프닝 타이틀을 지나 카메라는 미니어처처럼 보이는 건물들의 이미지를 거쳐 서로 닮은 성냥갑 모양의 집들 중 하나를 비집고 들어간다. 도착한 장면 안의 구성원 사이에서 발생한 행불행은 허전하게 남은 세 개의 풍선과 반쯤 담긴 쓰레기봉투, 벽을 보고 기대어 놓은 액자로 어렴풋하게만 가늠된다. 각자 맡은 바 소임을 해내는 인물들 사이의 역학관계 역시 쉽사리 파악되지 않는다. 인물들의 느린 움직임은 컷의 단절과 접합을 통해 속도를 갖고, 화면을 갉아 먹는 듯 보인다. 인물들의 시선은 맞닿지 않고, 표정 또한 식별 가능하지 않다. 대화는 존재하지 않고, 생활 소음과 서걱대는 발걸음 소리만 들려온다. 이러한 음향은 동작과 정지를 강조하며 불안을 증폭시킨다. 사건 이후에서 시작해서 해결을 비웃듯 끝나는 단일한 시퀀스는 오래되고, 유명한 이야기의 역접을 시도한다. 제도와 관습 안의 인간은 얼마나 인간적인가, 언어와 감정을 잃은 인간은 무엇이라 명명될 수 있는가. 낯선 존재의 애달픈 울음이 물음으로 번진다.
김민범 / 서울독립영화제2025 데일리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