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도시에서
서울독립영화제2024 (제50회)
새로운선택 단편
이채민 | 2024 | Documentary | Color+B/W | DCP | 26min (K,E) World Premiere
TIME TABLE
11.30(토) | 14:20-16:01 | CGV압구정(본관) 3관 | E, GV, G |
12.2(월) | 17:00-18:41 | CGV압구정(신관) ART2관 | E, GV, G |
12.3(화) | 12:30-14:11 | CGV압구정(본관) 2관 | E, G |
SYNOPSIS
보이지 않는 ‘나’는 우편엽서와 편지를 찾아다니다가 기차를 타고 공업 도시 울산으로 향한다. 공업탑 주변과 반구대 암각화 등을 돌아다니고, 공장이 보이는 숙소에서 누군가에게 편지를 쓴다.
DIRECTING INTENTION
내가 태어나고 자란 울산으로 되돌아가, 이제는 보이지 않는 것들을 포착하는 시도를 한다.
도시의 이미지에서 파생되는 심상이 모여 하나의 장송곡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작업을 시작했다.
FESTIVAL & AWARDS
World Premiere
DIRECTOR

이채민
2023 메이 비 메이
STAFF
연출 이채민
제작 이채민
촬영 이채민
편집 이채민
PROGRAM NOTE
울산은 중공업의 도시로 유명하다. 특히 바다를 끼고 있어 조선소 시설이 눈에 띄는데 그거 말고도 울산에는 많은 다른 것들이 존재한다. 출렁다리가 인상적인 대왕암 공원 같은 관광지도 있고, 동전을 넣으면 배팅을 할 수 있는 오락용 야구 연습장도 있다. 어떻게 보면 일상적인 공간이랄 수 있는데 영화는 이를 낯설게 전시한다. 이동하는 차량의 빗방울이 맺힌 창을 통해 바라본다든가, 정규 프로그램이 끝나면 나오는 TV의 노이즈 화면 같은 효과를 페이드인하는 방식으로 보여 주며 대상과 관객 사이의 거리감을 의도적으로 형성한다. 여기에 중간중간 할아버지인 듯한 이의 음성이 끼어들어 문자가 음각된 바위와 같은 분위기로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을 누군가 발견하고 해석하기를 바라는 뉘앙스를 풍긴다. 이에 대한 단서처럼 극 중에 내레이션으로 이런 얘기가 흐른다. ‘흔적, 조각, 단어들, 타인의 파편들을 모아서 나와 비슷한 걸 만들고 싶었나 봐.‘ 바람을 표출하면서도 이를 말하는 목소리에는 체념의 분위기가 역력하다. 이 영화를 만든 감독은 울산에서 태어나고 자랐는데 성장기에 경험하고 보았던 많은 것들이 이제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면 찾아볼 수 없고 종국엔 없어지고 말 것이라는 걸 직감하고 있어서다. 세상을 뒤덮었던 한 무리의 새들이 어느 순간 모두 사라졌다고 해야 할까. 마지막 장면에 이르면 사운드가 사라지고 화면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는데 그게 꼭 장송곡을 듣는 듯 을씨년스럽다.
허남웅 / 서울독립영화제2024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