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니
서울독립영화제2025 (제51회)
정유진 | 2025 | Fiction | Color+B/W | DCP | 30min (E) World Premiere
TIME TABLE
| 11.28(금) | 14:30-15:53 | CGV압구정(신관) ART1관 | GV, 12 |
| 11.30(일) | 17:30-18:53 | CGV압구정(신관) 4관 | GV, 12 |
| 12.3(수) | 11:40-13:03 | CGV압구정(신관) ART1관 | E, GV, 12 |
SYNOPSIS
아주 가까운 미래, 원인 불명의 전염병이 확산되어 버린 세상. ‘프라그’라 불리는 이 전염병은 타인을 물어뜯는 행위를 통해 확산이 되는데, 한 시골 마을 평화로운 일상을 보내고 있던 자매, 혜인과 수민에게도 이 불행은 찾아오고 만다.
DIRECTING INTENTION
통제 속에서 성장한 극중 인물이 어디까지 나아갈 수 있을지 궁금하였습니다.
FESTIVAL & AWARDS
World Premiere
DIRECTOR
정유진
2023 잔머리
STAFF
연출 정유진
제작 정유진
각본 정유진, 정혜연
촬영 정유진
편집 정유진
조명 이지호
음악 이홍주
미술 김보미, 이도엽, 이주미
특수분장 Fxworkroom
장소협조 김시온
그래픽디자인 이건정
출연 박선유, 최지선
PROGRAM NOTE
영화 <사랑니>는 낡고 허름한 공간을 배경으로 삼으면서도, 이상할 만큼 맑은 정조를 품고 있다. 영화 속 다 떨어진 벽지, 오래된 목재, 빛이 잘 들지 않는 방, 낡은 가구들은 처음에는 불결함과 폐쇄성을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그런 더럽고 어질러진 미쟝센은 신기하게도 영화를 사랑스럽게 만든다. 폐쇄된 공간 속에서 벌어지는 자매의 이야기는 오히려 세상의 끝에서 피어나는 순정처럼 느껴지고, 그들의 행동은 주변의 낡음과 대비되며 더 섬세한 결을 얻게 된다. 영화 속 감염자의 시점 숏은 영화의 가장 인상적인 장치 중 하나다. 프레임 전체가 뒤틀리고 흔들리는 화면은 관객을 한순간에 인물의 육체 속으로 끌어당긴다. 단순한 카메라 움직임을 넘어, 감염자의 깊은 속에서 올라오는 숨결이나 맥박까지 느껴지는 듯한 이 감각은 관객 역시 전염된 사람과 같은 상태에 빠지게 만든다. 이 지점에서 영화는 ‘감염’이라는 콘셉트를 공포가 아닌 경험의 차원으로 끌어올린다. 영화는 언뜻 반항적인 외형을 띤 독립영화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굉장한 정도의 길을 걷고 있다. 불안정한 세상 속 감염자와 비감염자인 자매는 냉정하게 자신들의 질서를 만들어 가며, 그 질서는 낡은 공간을 가볍게 덮는 투명한 막처럼 영화 전체에 깔린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이 더럽고 멀미 나고 가끔은 잔혹하기까지 한 영화가 왜 이렇게 좋은지 정확히 설명할 수 없음에도, 영화가 끝나면 그 여운이 오래 마음속에 머문다. 설명되지 않아 더 강한, 불완전해서 더 사랑스러운 매력.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보고 그 기묘한 아름다움과 묘한 끌림 속으로 함께 빠져들었으면 한다.
박수연 / 서울독립영화제2025 프로그램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