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결

서울독립영화제2005 (제31회)

HD 장편 초청

이성강 | 2005 | Fiction | 35mm(HD) | Color | 100min

SYNOPSIS

프리랜서 사진사인 민우는 우연히 십 년 전 애인이었던 유부녀 재희를 만나 아홉 번의 섹스를 제안 받고, 이후 매일 사랑을 나눈다. 그러던 어느 날, 교통사고를 목격하고 피해자의 숨이 손에서 멎는 기묘한 체험을 하게 되는 민우. 그 이후 재희랑 사랑을 나누던 민우는 불현 능욕당하는 한 소녀의 환영을 본다. 점점 민우의 일상에서 소녀의 환영은 더욱 뚜렷해져만 가는데...

DIRECTING INTENTION

<살결>은 주인공 민우가 겪는 두 가지 만남-십 년 전 애인과의 육체적 만남과 죽은 소녀의 영혼과의 만남-으로 전개된다. 두 만남은 서로 대비되기도 하고 뒤섞이기도 한다. 영혼과의 교감이 계속되면서 옛 애인과의 육체적 관계도 변화된다. 남녀의 육체적인 관계는 개개가 절정을 가진 하나의 드라마이고, 그 드라마들은 두 사람의 감정 변화에 따라 달라진다. 이야기는 민우가 옛 애인과 그리고 소녀의 영혼과 맺게 되는 관계의 변화를 추적해 가고 마침내 그들이 마음 속에 덮어버렸던 진실에 까지 이른다. 카메라는 인물들에 아주 가까이 다가서거나 멀리 떨어지는 것에 의해 운명에 무력하면서도 한편 그 안에서 발버둥치는 그들의 이중성을 묘사하게 될 것이다.

FESTIVAL & AWARDS

Korea Premiere
2005 제27회 모스크바 국제영화제
2005 제4회 벤쿠버 국제영화제

DIRECTOR
이성강

이성강

1995 <넋>
1995 <두 개의 방> 
1996 <연인>
1998 <오션>
1998 <덤불 속의 재> 
2002 <마리이야기> 
2003 <오늘이>

STAFF

연출 이성강
제작 소돔프로덕션
각본 이성강
촬영 조용규, 이영훈
편집 강미자
조명 장서희
미술 박혜성
음향 최성록
출연 김윤태, 김주령, 최보영, 송예찬
음악 김은정

PROGRAM NOTE

애니메이션 감독으로 잘 알려진 이성강 감독의 실사장편영화 <살결>은 결국 관계에 관한 이야기이다. 육체적 관계와 영혼의 교감 그리고 주인공이 세상과 관계 맺고 있는 방식을 보여주고 있다. 민우는 어느 날 밤 교통사고를 목격한다. 사고를 당한 여자에게서 마치 영혼이 떠나가는 듯한 낯선 체험을 하게 되는데, 그 느낌은 이후에도 강렬하게 남아서 민우의 감정을 사로잡고 있다. 민우는 우연히 만난 옛 애인과의 섹스에 탐닉하는데, 그들의 섹스는 무언가에 굶주린 사람처럼 보이지만, 격렬한 섹스에서 그렇게 만족한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이것은 중요한데, 그들에게 섹스는 욕망의 탈출구이기 보다는 고립감 혹은 외로움에서 벗어나려는 갈망처럼 보인다. 또한 민우를 포함한 인물들은 현실보다 어떤 환영을 쫓고 있다. 여섯 단락으로 나눠져 있는 소제목들은 이야기를 지연시키고 영화적 환영을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 민우는 육체적으로는 섹스에 탐닉하면서도, 정신적으로는 낯선 소녀의 영혼과 교감한다. 한 사람, 한 사람과 온전한 관계와 소통을 이루지 못하고, 결국 영혼과 육체가 분리된 채 혹은 자신이 원하지 않는 일을 하면서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인간의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주며, 우리가 처한 건조한 현실을 드러내고 있다. 이것은 <마리 이야기>가 보여준 환상적이고 따뜻한 세상과는 멀리 떨어져 있는 것처럼 보인다. 

조영각 / 서울독립영화제2005 집행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