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사정
본선 단편경쟁
백승진 | 2023 | Fiction | Color | DCP | 15min (E) World Premiere
SYNOPSIS
시후는 선생님의 종례가 끝나기 전 몰래 학교를 빠져나온다. 속옷 가게 앞에 도착한 시후, 브래지어 하나를 사서 어딘가로 달려간다.
DIRECTING INTENTION
일상적인 소재도 누군가에게는 비일상적일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습니다.
FESTIVAL & AWARDS
World Premiere
DIRECTOR

백승진
STAFF
연출 백승진
제작 김태양, 노하정
각본 백승진
촬영 안경훈
편집 이호승
조명 김용운
음악 김태산
동시녹음 박민지, 김주현
출연 김동규, 조경재, 조민준, 이명하
PROGRAM NOTE
초등학생 시후는 수업이 미처 끝나기 전에 다급히 학교 담을 넘어 빠져나간다. 어디론가 다급하게 달려 도착한 곳은 속옷 가게이다. 엄마 선물이라며 브래지어를 구입한 시후는 티셔츠가 땀으로 범벅이 되도록 집으로 뛰어간다. 그리고 다급히 손빨래해 빨래 건조대에 속옷을 걸어 놓는다. 수행평가 연습을 하러 친구들이 집에 도착하고, 한참 떠들며 소란스럽게 간식을 먹고 음료수도 마신다. 하지만 시후에게는 친구들에게 말 못 할 속사정이 있는 듯하다. 태연한 척하지만, 주방에서 거실까지 떨어져 있는 물을 양말로 쓱쓱 닦으며 무언가를 계속 감추려 한다. 친구들은 학교 홈페이지에 엄마와 아빠가 없는 아이들 명단이 게시물에 올라간 사건에 관해 이야기하고, 그 명단에 올라가 있었을 시후는 자신에게 엄마가 없다는 것을 들키고 싶지 않다. 영화는 초반부에 시후의 관점으로 흘러가지만, 중반부를 넘어가면서 친구들의 태도에 집중하도록 시선을 이동시킨다. 친구들은 시후의 속사정을 이미 알고 있다. 시후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두 친구는 후회하며 “아까 괜히 말했나? 내가 생각 없이 말했나?”, “그러니까 너는 생각 좀 하고 말해”라며 핀잔을 주고받는다. 두 친구는 시후의 속사정을 알고 있으면서도 당사자가 그 사실을 이야기하고 싶어 하는지, 이야기하고 싶어 하지 않는지 여부를 고려하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견지하는 듯하다. 영화 <속사정>은 어린이 배우들의 사실성 넘치는 연기로 시종일관 웃음을 짓게 하면서도 날카롭고 명료한 질문을 던지며 긴 여운을 남긴다.
마민지 / 서울독립영화제2023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