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능과 패기를 두루 갖춘 흥행 제작자 김 피디. 어느 날, 그에게 불청객이 찾아든다.

어쩜, 우린 모두 너무 영화를 잘 안다 믿는 거 아닐까?

2013 제12회 미쟝센단편영화제
2013 제13회 전북독립영화제

재능 있지만 오만하기 짝이 없는 제작자 김 피디 앞에 ‘목격자’라는 제목의 시나리오를 들고 한 신인 작가가 찾아온다. 외모부터 범상치 않은 그는 ‘인적 드문 길에서 일어난 교통사고와 그 목격자’를 소재로 하는 이야기를 들려주기 시작하지만 김 피디는 뻔하다며 그의 이야기를 일축한다. 하지만 그의 시나리오 속 사고가 자신과 관련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김 피디는 공포에 휩싸이게 되고, 이 순간 두 사람의 관계는 역전된다. 영화 <시나리오 가이드>는 스스로의 대사와 장면, 그리고 이야기 구조까지 모든 것을 조롱하고 비틀며 영화 만들기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수많은 영화의 여러 요소들이 인용되고 패러디되는데, 이들을 알아차리면 더욱 재미있지만 그렇지 않아도 무방하다. 좀 ‘까여 본’ 경험이 있는 감독 혹은 감독 지망생이라면 무척 환호할 영화가 아닐까.

허경/서울독립영화제2013 집행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