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들: 자카르타 모노레일 103
서울독립영화제2015 (제41회)
본선경쟁 단편
박용석 | 2015 | Experimental | B&W | HD | 4min 52sec
SYNOPSIS
인도네시아는 심각한 교통난 해결을 위해 모노레일 건설을 진행하였으나 프로젝트를 맡은 건설사는 무리한 투자와 IMF위기를 거치면서 사업이 10년 동안 중단되었다. 그래서 현재 자카르타시 H.R. RASUNA SAID대로(3km)에는 완공되지 못한 103개의 콘크리트 기둥이 줄지어 서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DIRECTING INTENTION
이 영상은 박수 소리에 따라 기둥의 움직임을 보여주는데 그것은 오늘날 도시계발의 욕망이 만들어낸 자본의 식물들처럼 비추어진다.
FESTIVAL & AWARDS
2015 제19회 이흘라바 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2015 제12회 서울국제실험영화페스티벌
2015 제20회 인디포럼
2015 제16회 전주국제영화제
DIRECTOR

박용석
2004 <비둘기>
2005 <해님 달님>
2006 <살지 않는 땅>
2009 <테이크 플레이스>
2012 <살지 않는 집>
2014 <탐색>
2015 <소녀상>
STAFF
연출 박용석
음악 한옥미
PROGRAM NOTE
영화가 시작하면 박수 소리로 이뤄진 ‘Jakarta Monorail 103 with clapping sound’ 배경음악에 맞춰 103개의 콘크리트 기둥 네거티브 사진이 4분 52초의 상영시간 동안 빠른 편집으로 지나간다. 이 정체불명의 콘크리트 기둥은 무엇일까. 자카르타의 교통난이 심각한 상태에 이르자 인도네시아 정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모노레일 건설을 추진했다. 하지만 IMF와 건설사의 무리한 투자가 겹치면서 이 프로젝트는 지난 10년 동안 중단되었다. 그래서 자카르타의 3km에 이르는 대로에는 철골 뼈대만 남은 콘크리트 기둥이 줄지어 서 있다. 살아있는 식물들 대신 자리를 차지한 콘크리트 기둥은 도시개발의 빗나간 욕망을 그대로 드러낸다. <식물들: 자카르타 모노레일 103>은 이 죽어 있는 도시의 풍경을 재료 삼아 영상 실험 작가 박용석의 이미지와 현대음악 작곡가 한은미의 사운드로 리듬을 만들어 생명을 불어넣는다. 이미지와 사운드의 조화로 생겨난 리듬은 흡사 모노레일의 움직임을 연상시킨다. 그러니까, 박용석과 한은미의 작업은 이 흉물스러운 콘크리트 식물들을 통해 단순히 자본주의를 비판하려는 의도가 아니다. 오히려 완공되지 않은 채 거대한 공백으로 남은 이 거리를 복원하려는 시도에 가깝다. 자본이 황폐화한 거리에 <식물들: 자카르타 모노레일 103>은 영상과 음악을 뿌려 새로운 ‘식물들’이 자랄 토양을 실험적으로 다진다.
허남웅/서울독립영화제2015 예심위원